(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외환 당국이 환율 쏠림 현상에 대해 경고 수위를 높이면서 1,200원을 목전에 둔 달러-원 환율 상단이 제한될지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1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거래 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50원 내린 1,194.20원에 마감했다.

7거래일 연속 고점을 경신한 이후 오래간만에 쉬어가는 장세를 나타냈다.

최근 달러-원 환율이 역외 달러-위안(CNH) 움직임에 연동하는 가운데 위안화 약세가 중국 외환 당국의 개입으로 주춤했고, 국내 외환 당국도 시장 쏠림을 경고한 영향을 받았다.

전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외경제장관 회의 후 최근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 후 이상 쏠림 현상에 정부가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한 어조로 강조했다.

이는 대외 변동성 확대를 유념 있게 관찰하고 대응한다고 했던 기존의 홍 부총리 발언이나 다른 아시아 통화와 비교해 원화 변동성이 과도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한 이호승 제1차관의 발언보다 강도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홍 부총리의 발언에 그치지 않고 전일 외환 당국은 점심 무렵에도 강력한 경고성 발언을 이어갔다.

전일 외환 당국은 오후 12시 13분께 "특정 시간대 대규모 일방향 거래를 면밀히 살피겠다"며 최근 장 막판 과도한 가격 상승을 의식하는 듯한 경고를 내놓았다.

당국의 개입 경계와 위안화 약세 방어에 전일 달러-원 환율은 고점으로 마감했지만, 1,191~1,194원 사이의 박스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당국의 개입 경계와 더불어 그동안 급격한 상승 가도를 달려온 달러-원 레벨에 대한 부담도 있었다며, 당국 발언이 시장에 쉬어갈 만한 적절한 핑계가 됐다고 전했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이날 당국 발언에 시장이 위축됐다기보다는 그동안 레벨이 많이 올라온 영향이 아닌가 싶다"며 "레벨보다 위안화가 7위안에 근접한 데 따른 변동성 확대 등을 염두에 두고 당국이 혹시 모를 투기성 거래 등을 대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주 후반부터 당국 발언의 톤이 강화됐다"며 "전일 발언도 당국의 방어 의지를 보여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발언이 특정 레벨을 단단히 막는다기보다는 투기적인 거래에 신경 쓰겠다는 정도로 읽힐 수 있다"며 "중국 당국도 7위안을 막아보려는 것 같은데 대외 여건에 따라 시장은 상단을 계속 테스트해볼 것 같다"고 전했다.

외환 딜러들도 당국의 구두개입으로 달러-원의 상승세가 일시적으로 진정됐으나, 본격적인 되돌림 구간에 진입했는지는 미지수라고 관측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을 보이면서 갑작스러운 악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전했다.

A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달러-원이 중요한 레벨인 1,200원에 접근하자 구두개입이 나왔다"며 "1,195원 부근에서 레인지 상단에 대한 확인을 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서울 환시 경계심리가 매우 높은 수준"이라면서 "달러-원이 일시적으로 1,200원까지 튈 수는 있으나 1,200원대 안착은 어렵다"고 주장했다.

B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달러-원 상승 분위기가 꺾여 되돌림 장세가 나타난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전일 장 마감 직전 달러-원이 낙폭을 줄여 하루 중 고점에 근접한 수준에서 종가를 기록한 만큼 달러-원의 추세적 상승세가 되돌려지기 시작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딜러는 "오늘 달러-원이 연고점을 재차 상향 시도할 수도 있다"면서 "국내 증시, 역외 달러-위안의 흐름을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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