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우리나라 밀레니얼 세대(1983~1994년 출생자)의 상당 수가 올해 경제를 비관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1일 딜로이트 글로벌이 발표한 '2019 딜로이트 밀레니얼 서베이'에 따르면, 한국 밀레니얼 세대 중 87%는 올해 우리 경제가 나빠질 것으로 봤다.

정치·사회 부문에서도 부정적인 전망의 비율은 84%에 달했다.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들 중 올해 자국 경제에 대해 부정적으로 전망한 응답자 비율은 6년만에 최대치인 74%였다.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이 경제 상황을 더욱 비관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지난해 조사와 견줬을 때도 한국 밀레니얼 세대들의 비관적인 전망은 더 확대됐다.

지난해 조사에서 한국 밀레니얼 세대들의 부정적 응답 비율은 경제 부문이 52%, 정치·사회 부문이 48%였다.

또 한국 밀레니얼 세대는 현재 생활만족도 부문에서도 응답자의 10%만이 만족한다고 답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드러냈다.

전 세계 조사에서는 평균 29% 수준이었다.

아울러 한국 밀레니얼 세대들은 대부분 '가장 관심이 많은 톱5 목표'에 대해 전통적인 성공의 지표인 높은 연봉과 부유함(63%)을 꼽았다.

뒤를 이어 자가 소유(56%), 세계여행(38%), 커리어에서의 상위 직급 달성(35%), 가정을 이루거나 아이를 갖는 것(28%) 등이 차지했다.

반면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 밀레니얼들은 여전히 절반 이상(52%)이 고연봉과 부유함을 원했지만 우선순위에서는 밀려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가정을 이루거나 아이를 갖는 것, 집을 사는 것 같은 이전 세대가 내세우는'성공의 지표'는 더 이상 그들에게 최우선의 목표가 아니라는 의미다.

대신 이들은 세계여행을 떠나거나(57%)나 지역사회(46%)를 돕는 쪽을 택했다.







<밀레니얼 세대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Top 5 목표 (※딜로이트 제공)>

한편, 밀레니얼 세대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과 현재에 대한 불만은 고용 현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 밀레니얼 세대 전체 응답자 중 52%가 '2년 이내에 현 직장을 떠날 것'이라고 응답했지만, '5년 이내에 현 직장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지난해 보다 높아진 32%로 집계됐다.

이는 낮은 고용의 질과 불안정한 구직형태에 대한 불만이 많음에도 향후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결과고 해석된다.

배정희 딜로이트 컨설팅 전무는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은 글로벌 밀레니얼 세대와는 다른 성장배경을 가지고 있다"며 "입시 위주의 청소년기와 많은 규제와 획일화된 기준들을 강요하는 사회 배경으로 인해 이전 세대와 같은 전통적인 성공지표를 추구하고, 모험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배 전무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밀레니얼 세대들이 새로운 모험심을 가지고 창업에 도전하고, 유동적인 커리어 개발이 가능할 수 있도록 양질의 고용이 창출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로 8회째인 딜로이트 글로벌의 밀레니얼 서베이에는 전세계 42개국 1만3천416명의 밀레니얼 세대와 10개국 3천9명의 Z세대(1995~2002년 출생자)가 참여했다.

또 조사의 다양성을 위해 비정규직(31%)이나 대학학위를 보유하지 않은 계층(34%)등으로 대상자를 확대했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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