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3일 아시아 증시는 미·중 무역전쟁이 기술전쟁으로 확전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전반적으로 하락폭이 컸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기업이 화웨이를 둘러싸고 전방위 압박에 들어가면서 위험회피 심리가 확산돼 중국 증시는 1.3% 넘게 하락했고 일본 증시도 0.6%대 내림세를 기록했다. 대만 증시도 1.4%대 하락률이었다.

◇ 일본 = 도쿄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지속하는 가운데 하락했다.

닛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132.23포인트(0.62%) 낮은 21,151.14에 장을 마쳤다.

토픽스지수는 5.63포인트(0.36%) 내린 1,540.58에 거래를 마감했다.

두 지수는 하락 출발한 뒤 내리막을 걸었다.

미국이 중국 통신장비 기업 화웨이에 제재를 가한 데 따른 파문이 확산하면서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

최근 미국 상무부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

이에 화웨이에 상품과 기술을 판매하는 미국 기업은 미국 정부로부터 승인을 얻어야 하는 상황이다.

영국과 일본 등 일부 국가의 통신사는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했고 파나소닉 등 전자제품 제조업체도 거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중국의 영상감시 기업인 하이크비전에 대한 제재를 검토 중이란 소식이 들려오는 등 양국 갈등이 쉽게 진화되지 않는 분위기다.

안전자산인 엔화는 오르막을 걸으며 증시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도쿄증시 마감 무렵 달러-엔 환율은 전장 대비 0.05엔(0.05%) 밀린 110.29엔을 기록했다.

일본의 5월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6으로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르는 기준선인 '50' 아래로 떨어졌다.

개별 종목별로는 소프트뱅크가 5.30% 내렸고 소니와 무라타는 각각 3.73%와 2.87% 하락했다.

◇ 중국 = 중국증시는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와 미국 상무부의 화웨이 거래 제재 여파 확산에 따라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대비 39.19포인트(1.36%) 하락한 2,852.52에 장을 마쳤다.

선전종합지수는 전장대비 37.48포인트(2.43%) 내린 1,503.37에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하락 출발했으며 오후에는 낙폭을 키웠다.

중국 재정부는 전날 올해부터 2년간 중국 반도체 업체와 소프트웨어 업체의 법인세를 면세해줄 예정이라고 공고했다.

향후 3년 동안에는 25%의 세율을 절반으로 인하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중국 하이크비전, 대화기술 등 최대 5곳의 중국 보안업체가 미국 상무부 기술수출 제재 명단(entity list)에 추가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중국 정부 당국의 이러한 자국 기술기업 보호 정책은 무역 전쟁 장기화에 대비하는 것일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화웨이 제품에 대한 미국 정부의 판매금지 조치가 주요국 이동통신사의 화웨이 스마트폰 판매 중단으로 이어진 것도 투자심리를 악화했다.

일본 통신업체 KDDI와 소프트뱅크, 대만의 최대 통신업체인 청화 텔레콤 등 아시아 통신사들이 잇달아 화웨이 신제품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나섰다.

화웨이에 부품을 공급하던 일본 파나소닉도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키로 했다.

영국의 세계적 반도체 설계업체인 ARM도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선언했다.

영국 이동통신업체인 보다폰 등도 화웨이의 5G 스마트폰 사전예약 주문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업종별로도 통신 및 정보기술 관련 주가 3% 넘게 밀리며 하락세를 견인했다.

미·중 무역갈등이 이어지면서 위안화도 약세를 보였다.

장중 역외 달러-위안 환율은 6.9425위안까지 뛰기도 했다.

역외 달러-위안 환율이 상승한다는 것은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다.

인민은행도 이날 오전 달러-위안 고시 기준환율을 전장대비 0.0002위안 오른 6.8994위안에 고시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24일 이후 최고치다.

인민은행은 11거래일 연속 위안화의 가치를 절하 고시했다.

한편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역환매조건부채권(역RP) 매입을 통한 공개시장조작(OMO)에 나서지 않았다.

이날은 만기 도래 물량도 없었다.

◇ 홍콩 = 홍콩 항셍지수는 전일 대비 456.09포인트(1.65%) 하락한 27,249.85에 마감했다.

H지수는 203.44포인트(1.92%) 밀린 10,401.11에 장을 마쳤다.

◇ 대만 = 대만증시는 미국의 화웨이 거래제한 여파가 퍼지면서 약세로 마감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전장대비 148.85포인트(1.42%) 내린 10,308.37에 장을 마쳤다.

하락 개장한 지수는 얼어붙은 투자심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장중 내내 짓눌렸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 이후 다른 나라 기업들이 화웨이와의 거래를 중단하겠다 밝히며 증시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일본 전자제품 제조사 파나소닉이 화웨이에 특정 부품 공급을 연기할 것을 결정했다고 닛케이아시안리뷰가 23일 보도했다.

또한 영국의 세계적 반도체 설계업체 ARM도 화웨이 거래 중단 의사를 밝혔다.

청화텔레콤, 타이완 모바일 등 대만 통신사들도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관련 지원 중단 등을 이유로 화웨이의 신규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타이완 모바일은 어떤 스마트폰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되는지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정부에 요구했다.

케리 후앙 콩코드시큐러티즈 애널리스트는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이 대만증시에 계속 영향을 주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중국의 다른 기업으로 미국의 제재가 확대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화웨이 테마주가 급락하며 지수하락을 이끌었다.

TSMC, 훙하이정밀, 라간정밀이 각각 3.36%, 3.38%, 6.98% 떨어졌다.

미디어텍은 이번 달 말 5G 칩셋을 공개한다는 소식에 1.5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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