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는 주주 그 이상·이하도 아니다…만난 적 없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민감한 문제…지켜보고 있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아직 완료됐다고 얘기는 못 하지만 (상속을 둘러싼 가족과의 협의가)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속을 둘러싼 가족 간 갈등 여부를 묻는 질문에 "선대 회장(고 조양호 회장)의 말씀을 바탕으로 가족들과 많이 협의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조 회장은 "선대 회장께서 평소에 가족 간의 화합을 통해 회사를 지키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씀하셨다"며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려우니 결과를 지켜봐 달라"고도 했다.

이어 그는 상속세 재원 마련에 대한 질문에는 "이런 것을 언급을 할 경우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조심스럽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한진그룹의 총수(동일인) 지정 등을 놓고 가족간 갈등이 표출되면서 재계에선 한진그룹의 상속·경영권 승계 등을 두고 마찰이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조 회장은 KCGI와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선 "KCGI는 한진그룹의 주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토종 사모펀드 KCGI는 최근 한진칼 지분율을 15.98%까지 확대하면서 한진그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에 조 회장은 "최근 저를 포함한 한진그룹에서는 KCGI를 만난 적은 없다"며 "만나자고 연락이 온 적도 없다"고 했다.

지난해 말을 끝으로 KCGI와 별도의 접촉을 없었다는 게 조 회장의 입장이다.

이를 고려하면 지난해 말 석태수 한진칼 부회장이 강성부 대표와 직접 만나 논의한 것이 양 측의 마지막 접촉이었던 셈이다.

이어 조 회장은 "만나자는 제의가 온다고 해도 주주로서 만나는 것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며 "이외의 대응 전략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곤란하다"고 전했다.

조 회장은 최근 매물로 나온 경쟁사 아시아나항공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조 회장은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라 말씀드리기 곤란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항공업계에 미칠 파장 등을) 지켜보고는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아버지인 고 조 전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하면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4월 말 한진그룹의 회장에 취임했다.

이후 항공동맹체인 '스카이팀'의 의장과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집행위원회 위원에 선임되는 등 고 조 전 회장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글로벌 경영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 회장은 이날 "아직도 주변에서 회장이라고 부르면 옆을 보고 아버지를 찾게 된다"며 "한진의 미래를 위해 회장을 수락했지만 아직도 마음이 허전한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조 회장은 향후 한진그룹을 이끌 전략 방향성을 묻는 질문에는 "선대의 수송보국 경영 철학을 받들어 계속 사업을 이어갈 예정인 만큼 (전략의 방향성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면 임원들과 논의해 과감하게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또 조 회장은 이날 최근 저비용항공사(LCC)의 약진으로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려를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그간 대한항공은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며 지켜보는 입장이었지만 요즘은 이대로 간과하긴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며 "내부적으로 논의해 본 결과 조금 더 과감한 전략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회사인 진에어의 국토교통부 제재가 지속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국토부가 요구한 사항들은 모두 충족했다고 보고 현재 국토부 결정만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그간 제재 탓에) 성장을 못 한 부분은 아픈 면이 있지만, 1년간의 제재 기간은 내실과 수익성을 다지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미중 무역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 사업에 미치는 큰 영향은 없다고도 했다.

조 회장은 "화물 사업의 경우에는 영향을 받을 수 있겠지만 초기 대응을 통해 잘 적응할 수 있었다"며 "여객 비중이 큰 대한항공의 경우 관광산업이 잘 되고 있어서 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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