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서울 외환시장은 다음 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제한적인 흐름을 보이는 모습이다.

국내 외환시장이 최근 두 달여 간 무역분쟁과 미국 기준금리 인하 여부 등 대외 뉴스에 변동성을 키운 만큼 다음 주 두 이벤트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에 따라 환율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연합인포맥스 (화면번호)에 따르면 지난 4일(미국시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하면서 달러화는 그동안의 강세 흐름에서 약세로 돌아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달러-원 환율은 미국 인하 기대에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영향을 받아 일부 하락 조정을 받았다.

미국 금융시장이 올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3회가량 반영한 상황에서 이번 6월 FOMC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두는 발언을 한다면 달러-원 환율도 추가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연준이 무역분쟁이 향후 경기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하는지가 중요해 보인다.

A 시중은행 외환 딜러는 "이미 다수의 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하에 대해 언급했고 파월 의장도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경기 부진의 탓을 연준으로 돌리는 상황에서 연준의 선택지는 제한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다만, 연준이 금리 인하 신호를 강하게 줄 수는 없을 것이다"며 "G20에서 미·중 정상이 만나 일련의 합의를 이룬다면 시장 심리가 급격히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파월 의장이 선제 대응 가능성을 열어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금리 수준이 너무 높고, 말도 안 되는 양적 긴축까지 더해졌으며, 인상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니라며 연준을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시장은 7월에 금리가 50bp 인하될 가능성에 주목한다"면서도 "독립성을 생명처럼 여기는 연준이 대통령 압박에 굴복하는 모양새를 보이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있어 FOMC에서 금리 인하에 대한 실질적인 코멘트가 나올지 주목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의 정상의 만남이 성사될지도 시장의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차례 언론과 트위터를 통해 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주석과 만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국 사이에 훌륭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협상을 타결짓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중국을 압박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미국과 중국이 서로 내놓을 수 있는 압박카드를 다 꺼내놓은 상황이라 정상회담이 성사된다 하더라고 극적인 협상 타결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회담 자체는 성사돼도 별 진전 없이 끝나는 상황을 염두에 두고 7월 초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 조치를 시행할 경우를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시장은 다음 주 FOMC 결과와 G20 회의에서 미·중 정상의 만남이 성사될지 무슨 대화를 나눌지 주목하고 있다"며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을 볼 때 만남은 성사될 가능성이 크지만 당장 결론이 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C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양국 정상이 만나지 않는다면 시장은 패닉에 빠질 것이다"며 "그 정도는 안 가고 만나는 형식을 취하기는 할 텐데 분위기가 단번에 전환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협상 의지를 이어가는 수준의 제스쳐만 보인다면 달러-원은 약간 더 오를 수 있다"며 "양국이 모든 카드를 다 꺼내며 압박수위를 높이는 중에 회담에서 아무런 결론이 없다면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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