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진정호 기자 =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 중 하나로 여겨졌고 이후 시장에서 사실상 퇴출당한 모기지 채권이 다시 시장에 등장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사모펀드인 케르베르스 캐피털매니지먼트는 주택담보 신용대출(home-equity lines of credit·HELOC)을 담보로 한 채권을 1억7천400만달러(약 2000억원) 규모로 발행했다.

해당 채권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를 포함한 네 곳의 신용평가사로부터 우량 등급인 'AAA'를 획득했다.

HELOC를 담보로 한 모기지 채권은 10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주택시장이 붕괴되고 정부 기관의 구제금융이 대대적으로 투입되는 과정에서 대부분 자취를 감추게 됐다.

하지만 일부 투자사가 알트-A 모기지처럼 비전통적인 형태의 모기지를 담보로 한 채권을 다시 발행하기 시작하면서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알트-A 모기지는 신용도가 서브프라임(비우량)과 프라임(우량) 사이인 사람에게 제공되는 모기지로 소득증명이 없어도 대출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셈퍼 캐피털매니지먼트의 닐 아가월 트레이딩 부문 총괄은 "우리는 주택담보 신용대출을 담보로 한 더 창의적인 상품을 갖추기 시작했다"며 "이번 거래에 뒤이어 더 많은 관련 상품이 나오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케르베르스의 이번 채권에 대해 투자자들은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다고 신문은 전했다.

해당 채권의 최초제안가격(IPG)은 1개월 달러 리보금리에 90bp를 가산하는 조건이었지만 수요가 부진해 최종 가산금리는 1.05%포인트까지 높아졌다. 게다가 이번 채권을 구성한 여러 트랜치 중 'AAA' 등급을 획득한 트랜치만 완판됐을 뿐이다.

WSJ은 "HELOC을 담보로 한 채권이 등장한 것은 최근 들어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모기지 리파이낸싱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케르베르스의 이번 채권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과 비교해 더 보수적으로 구성됐으며 담보로 사용된 대출의 신용도도 더 높다고 평가했다.

주택담보 신용대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위험도가 높다는 점이 확인됐다. 주택가격이 하락하면 주택을 담보로 신용대출을 한 채무자는 결국 자신의 주택가치보다 더 많은 돈을 빚지게 된 셈이고 이는 결국 주택을 급히 매각하는 과정에서 HELOC 채권가격의 급락을 불러왔다.







jhji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14시 32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