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이벤트 해소 후에도 개장 초 이를 크게 반영하지 않던 달러-원 환율이 점심 무렵 급락한 배경에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렸다.

11일 외환시장에 따르면 전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비둘기파적인 발언으로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살아나면서 이날 달러-원 환율이 1,170원대 초반까지 내려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시장의 예상과 달리 달러-원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4.80원 하락 개장해 6.20원까지 하락한 후 낙폭 축소로 방향을 틀었다.

예상보다 하락폭이 제한적인 가운데 달러-원이 다시 1,178원 가까이 오르면서 시장은 이를 이벤트 소화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오전 늦게부터 다시 급락하며 달러-원 환율은 1,170원선 마저 위협받고 있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점심 무렵 달러-원의 급락에 대해 뚜렷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반응했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갭다운 출발 후 하락세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굳이 장이 얇은 점심시간에 롱스탑이 들어온 이유가 궁금하다"며 "의외로 예상보다 많이 내려갔다"고 말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대체로 달러-원이 갭다운 출발 후 추가로 급락한 이유를 ▲역외 달러-위안(CNH) 급락 ▲아시아시장 개장 후 눈치 보기 ▲역외 수급 등에서 찾았다.

한가지 특별한 요인이 있었다기보다 복합적으로 다양한 재료들이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B 시중은행의 외환 딜러는 "수급 요인 중 환율을 하락시킬 재료가 크지 않았다"며 "달러-원이 급락할 당시 달러-위안도 급락세를 보였지만, 이것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C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5원가량 갭다운한 상태에서 더 밀어야 할지 말지 눈치 보기가 이어졌던 것 같다"며 "중국 등 아시아시장 개장 후 달러-원이 다시 점차 낙폭을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돌렸다"고 말했다.

D 외국계 은행 외환 딜러는 "최근 역외 세력이 달러-원 1,160~1,180원 구간에서 환율이 오를 때 따라 사고, 내릴 때 따라 파는 모습이었다"며 "이 때문에 달러-원 변동성을 가속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환시 참가자들의 달러-원 전망은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였다.

일부 참가자들은 파월 의장 발언이 기본적으로 10원 이상 숏재료인 만큼 달러-원이 더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봤다.

E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장 초반 낙폭을 줄이는 듯했으나 손절이 나왔다"며 "재료를 다 반영했다고 보고 추격 매수를 하다 손해를 본 곳도 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파월 의장 발언은 기본적으로 10원짜리 숏재료"라며 "1,170원 아래로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국내 펀더멘털은 물론 글로벌 무역갈등, 최근 일본의 수출제한조치 등 불확실성 요인이 산재한 만큼 달러-원 하락세가 제한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A 딜러는 "오늘 장중 10원 이상 하락한 것으로 볼 때 하락세는 더뎌질 듯하다"며 "오늘은 1,170원대가 지켜질 것 같은데, 점심때 롱스탑에 저가매수는 안 나올 것 같고 1,170원대 초반에서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B 딜러는 "최근 달러-원을 둘러싼 환경을 보면 환율이 크게 하락할 요인은 제한적이다"며 "미국 금리 인하가 달러 약세를 유발해 달러-원을 끌어내리겠지만, 얼마나 끌고 내려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수출 규제나 미·중 무역갈등, 국내 펀더멘털 문제 등은 해결까지 장기적인 시간이 필요한 문제"라며 "환율 하락보다는 제한적 반등이나 1,170~1,180원대 횡보 장세를 보일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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