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 2분기에 나란히 1천억 원대의 적자를 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일본 수출규제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

대한항공은 지난 14일 공시한 반기보고서에서 "올해 상반기 전체 외국인 입국자 중 중국인과 일본인이 53%를 점유하며 관광수요 회복을 견인하고 있었다"며 "다만, 최근의 한일 분쟁으로 향후 관광수요 감소가 예상되므로 수요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갈등이 양국의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으로 확대되자 향후 여객수요 측면의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해졌다는 점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셈이다.

이미 대한항공은 지난달 부산~삿포로 노선의 운항 중단을 결정한 데 이어, 인천~삿포로·오사카·후쿠오카·나고야 노선에 대해서도 기종 축소를 통한 공급 조절을 결정했다.

그러나 일본을 대체할 국가로 거론됐던 중국과 홍콩에서도 신규 노선 신청 불허와 대규모 시위 사태 등의 문제가 터지면서 업황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추가로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증권가에서 추정한 대한항공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잇따라 하향 조정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간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11개 증권사를 상대로 실시한 컨센서스한 결과,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에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21.5% 줄어든 3천154억원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증권사의 경우 대한항공의 3분기 영업이익이 2천억원 초반에 머물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는 휴가 시즌이 몰리면서 항공업계 최대 성수기로 분류되지만, 최근의 사정은 좋지 않다"며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JV)와 다변화된 해외 노선을 통해 차별성을 확보하고는 있지만, 무역 분쟁과 환율 등 거시 변수 악화로 하반기 호실적을 기대하긴 어려워진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지난 14일 제출한 반기보고서에서 "일본노선의 경우 올해 상반기 운항 증편에 따라 여객이 4% 증가했지만,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으로 7월 이후 항공여객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최근 일본과의 무역갈등이 격화하고 있는 점을 반영해 일본 노선의 선제적인 공급 축소에 돌입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9월부터 인천~후쿠오카·오사카·오키나와 노선에 투입되는 항공기를 기존 A330에서 B767과 A321 등으로 축소해 운항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화물수송 부문의 업황 부진과 환율 상승 등 거시 변수가 우호적이지 않은 점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의 2019년 5월 누적 기준 발표자료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제여객수송은 전년대비 4.1% 증가한 반면, 국제화물수송은 8.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교역량 감소가 양대 국적항공사의 화물수송 수요에도 '직격탄'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 상승이 여행 심리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점도 문제다.

특히, 외화차입 비중이 높은 항공사의 경우 환율 상승은 항공여객 수요 뿐 아니라 손익 및 자산ㆍ부채의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j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로 10시 4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인포맥스 금융정보 서비스 문의 (398-5209)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