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노현우 기자 = 국내 시장금리를 따라 CD(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내린다는 방향성에는 논란의 여지가 없지만, 문제는 하락 시기다.

CD 발행 없이 CD금리가 하락할 때는 시장참가자 누구도 하락 이유를 알 수 없다는 데 구조적 문제점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를 악용하는 세력이 있다며 의심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4일 연합인포맥스의 CD 발행, 만기 종목정보(화면번호 4360)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6~8월) 은행 CD는 총 48회 발행됐다. 이 중 3개월 만기(91일 혹은 92일) CD는 총 6차례 나왔다. 이보다 만기가 길면 122일 이상이고 3개월에 가까운 만기는 84일 만기의 수협은행 CD(6월 14일 발행) 정도다.

80~92일 만기의 CD가 발행됐을 때와 91일 만기 CD금리가 내린 거래일을 비교하면 4거래일이 일치한다. 이외 CD금리가 하락한 거래일이 10일인데 지난 7월 금통위를 제외하면 시장금리 하락세를 그날 CD금리가 반영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갈린 셈이다. CD 유통이 없으면 그야말로 깜깜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IRS 금리 변화가 심한데 CD가 전혀 움직이지 않을 때는 CD 발행에 대한 문의도 급증한다"고 전했다.

CD금리는 금융투자협회에서 최종호가 수익률 보고 증권회사로부터 취합해 소수점 셋째 자리는 버린다. 특잇값을 없애고자 최상단과 최하단 금리 하나씩을 버리고 평균을 낸다. 복수의 증권사가 전일보다 낮은 CD금리를 보고하면 하락하는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에는 관행적으로 이어지는 맹점이 있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지적한다. 금투협에 CD금리를 보고하는 증권사의 담당자 다수가 시장에 정통하지 못하다고 전했다. 시장참가자가 아닌 백오피스 직원이 CD금리를 입력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D금리를 취합하는 금투협은 시장 상황과 CD금리가 동떨어져도 방관하는 자세를 보이는 때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CD금리 산정이 불투명한데 설명은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CD금리가 움직였을 때 이익을 볼 수 있는 시장참가자들이 개입에 나서고 있다고 시장참가자들은 우려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7월에 CD금리가 이유 없이 내릴 때마다 시장에서 어디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며 "스와프 딜러가 일부 증권사 브로커 등에 CD금리를 압박하면 금투협에 들어갈 때까지 중간에 거를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바일 통신이 발전하면서 은밀하게 CD금리를 개입할 수 있는 수단은 늘어나고 있다"며 "시장에는 분명 재료가 있고 수급에 따른 예상 가능한 변화가 있는데 CD 시장에서는 그게 하나도 작동이 안 되는 게 근원적인 문제다"고 강조했다.

다른 증권사 채권 딜러는 "단기금리를 바꿔야 시장이 개선된다는 공통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흐지부지되면서 CD금리는 조작의 주된 대상으로까지 오르고 있다"며 "IRS 시장의 신뢰성을 높이려면 CD 호가 개선을 포함해 장기적인 로드맵을 시장과 당국자들이 함께 고민해야 할 것이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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