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에 뛰어든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증권가의 우려외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2조원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높은 인수가(價) 탓에 향후 현대산업개발의 재무구조 '불확실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어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은 미래에셋대우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날 진행된 아시아나항공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하는 가운데 미래에셋대우가 재무적투자자(FI)로 짝을 이뤄 인수를 추진하는 구조다.

현대산업개발의 올해 상반기 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조1천670천억원 수준이다. 단기금융상품 등까지 고려하면 1조 6천억원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 중이다.

부채비율도 114.7%로 경쟁사 대비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되고 있다.

그러나 조단위 인수전 참여에 대한 우려에 더해 기존 주력 사업인 주택사업과 항공업의 연관성이 낮다는 점은 투자자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특히, 최근 기존 사업들이 다운사이클에 진입한 탓에 향후에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지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주택업황이 비우호적인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에 나설 경우 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를 공식화한 후 하루 만에 현대산업개발의 주가가 3만6천50원에서 3만2천650원으로 9.43% 급락한 것도 같은 이유다.

현대산업개발 주식은 이날에도 소폭 하락한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그간 주택 자체사업 용지개발과 역세권 복합개발, 유통시설 운영, 물류센터 투자 등에 집중하며 사업 다각화를 추진해왔다.

최근 한솔그룹으로부터 오크밸리를 590억원에 인수한 것도 운영에 대한 강점과 유휴부지 개발을 통한 자산가치 제고를 꾀하기 위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김선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는 기존의 사업 다각화 방향성과는 부합하지 않는다"며 "운송업 특성상 실적의 변동성이 큰 데다, 기존 개발사업과의 연관성도 낮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최근 분양가 상한제 등이 기존 사업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지만, SOC 민간투자 사업이나 리츠, 물류센터 등의 부문에서 투자 기회는 여전하다는 평가가 많다.

김 연구원은 "현대산업개발은 경재사 대비 높은 내부수익률(IRR)을 기록해 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전 참여는 다소 아쉬운 결정"이라며 "면세점과의 사업 시너지가 있을 수 있으나, 아시아나항공의 높은 부채와 불안정한 현금흐름 등을 만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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