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정책, 금융안정에 부여한 가중치 과도해…변화 필요"



(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신인석 금융통화위원이 현재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여력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18일 한국은행 본관 17층에서 열린 오찬간담회에서 "현재 경제상황에 필요한 금리 정책을 운영하는 데 있어 금리 수준이 문제가 되는 단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금리 정책의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신 위원은 기대인플레이션의 하락이 통화당국의 금리 정책을 무력화시킬 위험성을 경고했다.

실질중립금리가 1%인 상황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2%라면 명목중립금리는 3%다. 중앙은행이 명목 중립금리와 같은 3%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다가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도해 기준금리를 2%로 내리면 명목중립금리보다 기준금리가 낮기 때문에 통화 완화 효과가 난다.

그런데 기대인플레이션이 하락해서 명목 중립금리가 2% 이하로 하락하였을 경우 중앙은행이 1%포인트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효과가 없게 된다는 얘기다.

신 위원은 "실질중립금리가 하락하는 경제에서 기대인플레이션이 과도하게 낮은 수준으로 하락하면 금리 정책이 무력화되면서 일시적인 경기침체에 빠졌을 때 통화정책으로 경제를 균형상태로 복귀시키는 것이 곤란해진다"며 "그만큼 장기 침체 위험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제 경제주체들의 행동으로 드러나는 기대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 목표치인 2%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며 "통화정책 담당자로서는 외면할 수 없는 위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타겟팅을 하는 당국의 목표는 결국 기대인플레이션 관리라는 주장까지 나아갔다.

신 위원은 "모든 경제주체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 (목표치인) 2%의 물가상승률을 예상하고 행동을 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다"며 "이것이 인플레이션 타겟팅에서 실제 물가상승률 관리가 아닌 기대인플레이션 관리가 인플레이션 타겟팅을 하는 통화당국의 목표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한국은행 통화정책의 다른 목표인 금융안정에 대해서는 그동안 당국이 부여한 가중치가 과도했다는 취지로 얘기했다.

신 위원은 "돌아볼 때 우리 금통위가 가계부채로 대표되는 금융안정에 부여한 가중치는 여타 국가와 비교할 때 조금 더 높았다는 것이 개인적인 평가"라며 "우리 경제는 새로운 상황인식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조적인 물가 흐름을 살피기 위해 근원 물가상승률을 볼 필요가 있다며 현재 근원 물가상승률은 1~8월 0.8% 수준으로 디플레이션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0%대인 것도 처음이라며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도 과장이라고 설명했다.

신 위원은 최근 관심 있게 본 지표는 유가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상황보다 중국의 산업생산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의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4.4% 증가해 17년 내 최저를 기록한 바 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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