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미국시간)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정국 불안이 지속하는 가운데 중국과 무역 협상 관련 소식도 엇갈리면서 하락했다.

미 국채 가격은 미·중 무역 협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불확실성이 지속해 상승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중 무역 협상, 미국의 탄핵 추진 정국, 브렉시트, 글로벌 침체, 마이너스 국채금리 등 각종 불확실성 속에서 선호도가 커져 상승했다.

뉴욕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유량 회복 소식에도 중동 지역 긴장이 유지되는 데 따라 소폭 하락했다.

미·중 무역 협상 관련 소식은 엇갈렸다.

가오펑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 대두와 돼지고기를 상당폭 구매하기로 합의했다면서 "중국과 미국의 농산물 협력 공간은 아주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 당국이 화웨이가 미국 기업으로부터 부품 등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임시 유예 조치를 연장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부상했다.

미 당국은 지난 5월 화웨이 제제를 일시적으로 유예했고, 지난 8월에는 이를 90일 추가 연장했다.

장 후반에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미국이 관세 유예 등으로 선의를 보인 만큼 중국도 미국산 농산물을 더 살 것이라고 말해 다시 낙관론이 부상했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도 중국이 미국산 대두 구매를 늘리는 등의 행보에 나선 것은 무역 협상이 진전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날은 미 하원이 트럼프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화 통화 문제를 제기한 내부 고발 문서를 공개했다.

민감한 정보는 삭제된 채 공개된 이 문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권한을 이용해 2020년 대선에 앞서 외국 정부 개입을 요청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조사를 '사기'라고 맹비난하면서, 자신이 탄핵당할 경우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부의장은 인플레이션 기대가 연준의 목표 범위 안에 있다는 발언을 내놨다. 반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경제가 과열되지 않는다며 금리를 더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혼재됐다.

미 상무부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확정치(계절 조정치)가 연율로 2.0%라고 발표했다. 앞서 발표된 잠정치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2분기 개인소비지출은 4.6% 증가했다. 잠정치 4.7%보다 소폭 하향 조정됐다. 기업투자 지표인 비거주용 고정투자도 잠정치 0.6% 감소가 1.0% 감소로 하향 조정됐다.

2분기 수출은 5.7% 감소로 소폭 상향 조정됐다. 잠정치는 5.8% 감소였다.

물가 지표는 상향 조정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9% 올랐다. 잠정치 1.7%보다 상향 조정됐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보다 3천 명 늘어난 21만3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예상 21만2천 명보다 많았다.

상무부는 지난 8월 무역적자가 전월 대비 0.5% 증가한 728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 예상 740억달러보다는 적었다.

반면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8월 펜딩 주택판매지수가 전월보다 1.6% 증가한 107.3을 나타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인 1.0% 증가보다 양호했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79.59포인트(0.30%) 하락한 26,891.1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7.25포인트(0.24%) 내린 2,977.6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6.72포인트(0.58%) 하락한 8,030.66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정국, 주요 경제지표 등을 주시했다.

무역 협상 관련 소식이 엇갈리면서 주가지수도 등락을 거듭하는 변동성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일 시장 예상보다 일찍 중국과 무역협상이 타결될 수 있다고 말해 양국 협상에 대한 기대가 다시 커졌다.

다음 달 예정된 양국 고위급 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산 대두와 돼지고기 수입을 큰 폭 늘릴 것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 정국은 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는 요인이다.

상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가 실제 탄핵당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여전히 지배적이다.

하지만 정치 혼란이 가중할 경우 중국과 무역 협상이나 미·멕·캐 무역 협정(USMCA) 의회 승인, 예산안 등 경제 정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업종별로는 법무부가 소셜미디어 기업 반독점 위반을 조사를 시작할 것이란 보도로 페이스북 주가가 1.5% 내렸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트럼프 탄핵 가능성이 작지만, 정치 불안은 투자심리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의 조셉 럽톤 수석 글로벌 경제학자는 "트럼프 탄핵은 매우 초기 단계라 결과가 불투명하고, 상원의 탄핵 가능성도 매우 낮다"면서도 "탄핵 절차는 다른 지정학적 리스크를 증폭시키거나 반대로 감소시킬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선물 시장은 내달 25bp 기준 금리 인하 가능성을 47.0%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0.69% 상승한 16.07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이하 미 동부시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장 종가보다 4.7bp 내린 1.685%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5.3bp 하락한 2.128%를 나타냈다.

통화 정책에 특히 민감한 2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2.9bp 떨어진 1.654%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4.9bp에서 이날 3.1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민주당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공식 발표한 뒤 국채시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을 주시하고 있다.

공화당이 장악한 상원에서도 탄핵 절차가 이어질 수 있을지 불확실하지만, 탄핵 변수가 부담으로 작용했다. 여기에 미국과 이란의 긴장 고조 가능성, 노딜 브렉시트 등 지정학적 우려도 여전해, 안전자산인 미 국채 수요는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 통화 녹취록을 전격 공개했지만, 논란은 증폭됐고, 이날은 탄핵 추진을 촉발한 미 정보 당국 내부인의 고발장에서도 외압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과 관련해서도 엇갈린 메시지가 나와 기대와 우려가 혼재됐다.

미 재무부가 이날 실시한 320억 달러 규모의 7년물 입찰은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재정적자가 빠르게 확대되자 재무부는 추가 국채 발행에 나서고 있다.

국채 발행 증가가 최근 몇 주 자금시장에서 나타난 유동성 문제에 부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유동성 공급은 이날도 계속됐고, 은행들의 자금 수요는 여전히 컸다.

크레디 아그리콜의 알렉스 리 금리 전략 대표는 "자금 수요를 볼 때 시장에 여전히 분기말 자금 조달 스트레스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 우려가 커진 점도 미 국채 값 상승에 일조했다.

지난 2분기 미국 성장률 확정치는 2.0%로, 시장 예상과 앞서 나온 잠정치에 부합했다. 그러나 지난 1분기의 3.1%와 지난해의 2.9% 성장률보다는 둔화했다.

특히 소비가 잠정치보다 나빠졌다.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개인소비지출은 4.6% 증가해, 잠정치 4.7%보다 소폭 하향 조정됐다.

소비자 지출이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만큼, 올해 말 관세 인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가격 상승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생겨났다.

아메리벳 증권의 그레고리 프라넬로 미국 금리 대표는 "무역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탄핵 조사 발표 등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며 "이런 시장 상황을 본다면 적어도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단기적으로 이 범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준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지도 관심사다.

투자자들은 침체 공포와 수익률 곡선 역전 등을 보면서 앞선 2번의 금리 인하가 이런 우려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인 8월 개인소비지출(PCE)과 개인소득 지표가 오는 27일 공개될 예정이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이하 현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88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785엔보다 0.102엔(0.09%) 올랐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09177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9453달러보다 0.00276달러(0.25%)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7.79엔을 기록, 전장 117.97엔보다 0.18엔(0.15%)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3% 상승한 99.228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 추진 충격에서 벗어나 전일 급반등했던 달러는 장 초반 레벨 부담에 내렸지만, 최근 상황에서 가장 낫다는 인식에 다시 상승했다.

전일 달러 인덱스는 0.7% 가까이 올랐는데, 최근 3개월 동안 가장 큰 상승이었다. 이날 추가로 올라 종가 기준으로 최근 2년 동안 가장 높았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은 기대와 경계 속에서 불확실성을 더하지만, 달러 강세는 유지됐다. 무역전쟁 장기화에 글로벌 경제가 충격받지만, 미국 경제가 상대적으로 낫다는 인식에서다.

FXTM의 후세인 사에드 수석 시장 전략가는 "달러 강세에 여러 가지가 더해졌다"며 "브렉시트가 불을 지핀 영국 정치 혼란, 침체에 가까워지는 EU, 선진국 전반의 국채수익률 하락 등에 투자자들은 더 안전한 곳으로 옮기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탄핵 논의에도 달러는 주요 안전피난처 통화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다만 달러가 계속 오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환율에 개입하도록 재무부를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투자자 우려가 커졌을 때는 안전 피난처로서 달러가, 중국과의 무역협상 타결이 가까워져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가 커졌을 때도 달러를 선호하는 수요가 많다는 진단도 나온다.

제퍼리스의 브래드 배체텔 글로벌 외환 대표는 "달러가 여전히 왕"이라며 "쏟아지는 전 세계의 각종 헤드라인은 달러 지위를 확고히 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라고 주장했다.

BNY 멜론의 네일 멜러 시장 분석가는 "연준이 금리를 내렸지만, 어두운 글로벌 경제 전망, 무역 협상 중단과 재개 등으로 다른 통화가 달러보다 더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며 "시장에 `우울한' 통화들만 가득하며 달러 대안으로 살 만한 통화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로-달러는 부진한 경제 지표 탓에 유럽중앙은행(ECB)의 추가 정책 완화 논의가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는 판단에 최근 28개월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렸다. 장중 1.09달러대로 위협받았다.

코메르츠방크의 울리치 루크만 외환 분석가는 "최근 달러 대비 유로 약세는 유로존이 조만간 경기 침체에 빠지고, 미국은 상대적으로 아무 탈 없이 빠져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합당하지 않은 공포에 근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ECB에 금리 인하 여지가 없다는 비관론이 실제 유로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이런 비관론 때문에 유로존이 침체에 빠질 것처럼 보이지만, 유로존의 마이너스 성장은 예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MUFG의 분석가들은 "엇갈리는 경제 지표와 정치적 상황이 유로 약세와 달러 강세를 유발하고 있다"며 "예상보다 약한 유로존 경제 지표가 즉각적인 침체 공포를 자극했지만, 미국 경제 지표는 평균적으로 예상을 웃돌아 유로-달러가 1.0500달러 선까지 내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0.08달러(0.1%) 하락한 56.41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사우디 산유량 회복 추이와 미·중 무역협상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사우디가 하루평균 1천130만 배럴 수준의 산유 능력을 회복했다는 보도가 전일 나왔던 점이 지속해서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

우려보다는 생산 능력 회복이 빠르다는 안도감을 제공했다.

이란 문제와 관련해서는 미국의 보복 공격 등 추가 무력 충돌에 대한 우려는 다소 줄었다.

하지만 팽팽한 긴장감은 유지되는 중이다.

이날 미 국방부는 사우디에 패트리엇 미사일 발사대와 센티넬 레이더, 약 200명의 지원병력 등을 파견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사우디 병력 파병 소식에 WTI는 장 후반 이후 가파르게 반등해 낙폭을 줄였다.

중국과 무역협상 관련해서는 엇갈린 소식이 나왔다.

미 당국이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 임시면허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란 보도가 나온 점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를 저해했다.

하지만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최근 중국이 미국산 대두 구매를 늘리는 등의 행보에 나선 것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진전을 나타내고 있다는 신호라는 발언을 하면서 협상 기대가 유지됐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중동지역 지정학적 위험에 대한 프리미엄이 유지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IHS마킷의 마샬 스티브 연구원은 "미군의 사우디 지원 소식은 리스크 프리미엄을 되돌리려는 거래를 종식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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