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홍콩 이슈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미국 하원에서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법안들을 잇달아 통과시키면서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15개월 동안 무역 분쟁으로 평행선을 탔던 양국 관계가 1단계 무역 합의를 앞두고 겨우 봉합되는 듯했지만, 다시 틀어질 양상을 보이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7일 홍콩 시위 지지법안 관련 이슈로 미·중 갈등이 심화할 양상을 보이면서 달러-원이 위안화 약세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중 불확실성은 오랫동안 익숙해진 재료임에도 지속적으로 롱심리 구실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내 통화정책 이벤트에도 위안화 약세에 전일 1,180원대 후반까지 올랐던 달러-원은 대외 불확실성 심화에 당분간 상승 압력이 강할 것으로 진단했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미 하원의 법안 통과로 수면 아래 잠재했던 홍콩 리스크가 다시 불거지는 느낌"이라며 "앞으로 미 의회 진행 과정과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에 관심이 간다"고 전했다.

그는 "중국도 미국 반응을 보고 움직일 테니 앞으로 무역 협상 셈법이 복잡해질 것 같다"며 "달러-원은 더 밀리기보다는 바닥을 다지고 오르는 것으로 봐야 할 것 같은데, 최근 하루하루 예상과 달라지는 경우가 많아 추세가 안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기술적 지표로도 당분간은 1,190원대까지 상승 압력이 나타났다.

일목균형표상 달러-원 환율은 최근 구름대 하단을 벗어나려는 시도에도 지지를 받으며 다시 구름대로 진입하는 모습이다.

보조지표인 스토캐스틱이나 상대강도지수(RSI)에서도 매수 신호가 발생했다.

스토캐스틱은 과매도권인 20선을 찍고 반등하면서 매수 신호가 발생했다.

RSI는 과매도권은 30선까지 하락하지는 않았지만, 차트상 반등하는 모습이다.

김중근 마크로헤지코리아 대표는 "일목균형표 상 구름 하단이 지지 받으며 다시 구름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라 좁게는 1,190원 언저리까지 반등이 가능해 보인다"며 "보조지표들도 바닥에서 매수 신호가 나오고 있어 홍콩 이슈가 아니더라도 반등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9월에도 1,180원 부근에서 반등한 경험이 있는데 이런 추세가 반복되는 것 같다"며 "주봉으로 보면 여전히 달러-원은 상승 트렌드 안에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중 갈등 이슈에는 시장이 이미 익숙해져 있고 홍콩 법안이 상원에서 통과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1,190원에서 상단이 막히는 박스권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B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는 "추세적으로는 아래로 가는 게 맞는 듯하지만, 헤드라인에 따라 움직이는 장이라 어렵다"며 "1,190원 근처가 막힐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그는 "홍콩 관련 법안이 미 상원에서 통과되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뿐만 아니라 내달 서명하기로 한 미·중 무역 합의가 아직 깨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C 외국계 은행의 외환 딜러도 "미·중 외교 갈등이 있으나 이 정도 불확실성에는 시장이 익숙해져 있다"며 "1,190원대 고점 매물과 개입 경계로 환율 상승은 1,190원 아래로 제한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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