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채권시장에서 경기 개선 기대가 조금씩 흘러나오면서 최근 금리 상승세에 추가 악재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경기 반등론의 근거는 설비투자의 회복세와 경기 선행·동행지수의 반등, 수출의 증가 전환 가능성 등이다.

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통계청의 지난 9월 산업활동동향에서 설비투자가 전월대비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상승폭도 6월 0.1%에서 9월 2.9%로 확대하는 추세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7월 99.3에서 8월과 9월 모두 99.5를 나타냈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8월 98.4에서 9월 98.5로 상승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지표가 그동안 계속 악화하다가 내용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며 "설비투자와 선행지표들이 다 반등했다"고 평가했다.

수출의 증가 전환 가능성도 점쳐진다. 올해 내내 전년대비 감소한 수출은 지난 10월에도 14.7% 줄어들었지만 정부는 바닥을 쳤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수출 물량은 줄지 않고 있으며, 반도체 가격 하락 추세가 둔화하고 있어 수출은 10월을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감소폭이 개선되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또 반도체 가격 회복, 수주 선박 인도가 이루어질 경우 내년 1분기 수출이 증가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기 흐름의 개선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망을 약화시키는 요인이다.

지난 10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서도 한 금통위원이 경기 개선 조짐을 들어 기준금리 동결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되기도 했다.

한 금통위원은 "일부 지표에서 개선 조짐이 관찰되고 있어 지속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며 "서비스업 생산이 두 달 연속 증가하면서 상반기보다 양호한 모습을 보였고, 소비심리의 하락도 안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채권 금리 상승에는 펀더멘털 개선 이슈도 있다고 본다"며 "정부가 재정정책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경기가 개선된다면 한은도 굳이 통화정책을 쓸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에선 경기가 하향 추세라는 의견도 여전히 강하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경기 하락세는 여전하고, 한국 경기 지수에서 유의미한 반전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추가적인 하방 압력이 서서히 약화될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경기 펀더멘털이 개선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미·중 합의가 원만하게 되는 경우가 아니면 반등을 예상하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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