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롯데카드가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 인수된 이후 업계대비 저임금체계를 개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직원들의 생산성을 높이는데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카드 업계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MBK파트너스로 인수된 후 롯데그룹 측으로부터 직급별 400% 위로금과 현금 100만원을 직원들에 일괄 지급받았다. MBK파트너스도 롯데카드에 직급별 200% 위로금을 지급했다.

롯데카드는 지분 20%가량을 남기고 떠나는 롯데그룹에 위로금을 받았을 뿐 아니라 인수한 MBK로부터 위로금을 받아 임금체계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다.

일반적으로 위로금은 인수한 회사에서 지급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매각 후 떠나는 기업에서 지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MBK파트너스는 롯데카드 인수 측이었다는 점에서 위로금 지급이 이례적이다. 특히 MBK파트너스는 그간 인수한 금융회사에 위로금을 지급한 사례가 없었다.

이러한 MBK의 움직임은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롯데카드처럼 저임금체계가 굳어진 경우는 더 효과가 크다.

카드 업계에서는 롯데카드가 다른 카드사에 비해 임금 수준이 낮다는 점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직원 수 면에서 롯데카드(1천684명)와 가장 규모가 비슷한 KB국민카드(1천578명)의 경우 남녀 직원 평균 연봉은 4천400만원에 달한다. 반면에 롯데카드는 3천100만원에 머물고 있다.

롯데카드와 시장점유율로 자주 비교되는 우리카드(직원수 831명)의 남녀직원 평균 연봉은 3천900만원으로 역시 롯데카드보다 높다.

같은 기준으로 신한카드와 현대카드, 삼성카드는 각각 5천500만원, 5천400만원, 4천만원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그동안 롯데그룹의 일원으로 그룹 내 제과업 등 제조업 기준으로 임금체계를 적용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사모펀드로 인수된 이후 다른 금융회사와 임금체계의 형평성을 맞추려는 노력은 속도를 붙일 가능성이 커졌다.

카드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 내부적으로 사모펀드 인수 후 직원들의 전체적인 임금체계가 올라가고 있다는 기대가 있다"며 "금융권을 잘 이해하고 있는 MBK로 인수된 것을 꼭 나쁘게만 보는 분위기는 아니다"고 전했다.

롯데카드 노동조합은 현재 사측과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벌이고 있다. 내년 3월까지 전체적인 임금 수준 향상과 복지수준 개선을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롯데카드의 1인당 순이익이 업계 평균 7천만원 수준보다 낮은 3천만원에 머물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카드가 생산성이 낮다는 지적은 수치상으로만 본다면 부인할 수는 없다"며 "이는 향후 직원들의 관리와 사내 분위기 등이 어느 정도 향상되고 기업문화가 개선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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