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 인권 및 민주주의 법안(홍콩 인권법)'에 서명하면서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상승 압력이 커질 전망이다.

28일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상원과 하원이 통과시킨 홍콩 인권법에 서명했다고 발표했다.

홍콩 인권법은 미국 국무부가 홍콩의 자치 수준을 매년 검증해 홍콩이 경제·통상 부문에서 누리는 특별한 지위를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 인권법 서명은 미·중 무역 분쟁에 홍콩 이슈를 끌어들여 무역 협상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킬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홍콩 인권법 서명 직후 7.01위안대에서 거래되던 역외 달러-위안(CNH) 환율은 7.02위안대로 튀어 올랐고, 달러-엔 환율도 109.340엔까지 하락했다.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인권법 서명이 뉴욕 시장에서는 반영되지 않은 이슈인 만큼 달러-원 환율 반응 강도에 주목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인권법 통과 이슈에 1,180원대를 상향 시도하겠지만 상승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미 상·하원에서 통과된 홍콩 인권법을 대통령이 반려하기가 실질적으로 어려웠던 만큼 인권법 서명 자체는 예상된 바였고, 역외 위안화와 엔화가 뉴스 직후 순간적으로 급등락한 후 추가 움직임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A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미 상·하원에서 통과된 법안을 대통령이 반려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서명 자체는 큰 서프라이즈가 아니다"며 "단기적으로 달러-원 환율을 2~3원 정도 올리는 재료가 될 수 있으나 월말 네고와 당국 상단 경계감이 있는 만큼 이날 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크게 오르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말했다.

B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도 "인권법 서명은 달러-원 환율에 약간의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나 어느 정도 예상한 부분이라 영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며 "역외 달러-위안 환율이 올랐으나 드라마틱하게 상승세를 이어가는 상황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딜러는 "현재 위안화, 엔화와 호주달러화를 보면 '반 빅(big)', 혹은 '원 빅' 수준이 아니라 10 픽스(pips) 정도라 원화로 치면 1원 정도의 움직임이다"라며 "개장 후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다른 통화로 유추해 봤을 때 홍콩 인권법 이슈는 달러-원 환율을 3~5원 정도 움직이는 재료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환시 외환딜러들은 이제 시장의 관심은 인권법 서명에 따른 중국의 반응이라고 강조했다.

인권법 서명에 대한 중국의 반발 정도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갈등 강도가 증폭되는 트리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C 외국계 은행의 외환딜러는 "인권법 서명은 예상된 바이고, 추수감사절을 앞둔 미 시장 휴장에 즉각적 영향은 제한될 것으로 본다"면서도 "중국 대응이 관건이다"고 말했다.

D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인권법 서명으로 위험 선호 심리가 훼손될 것으로 본다"며 "중국의 반응을 지켜봐야 하는데, 양국의 갈등을 격화할 수 있는 트리거가 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딜러들은 인권법 서명이 정치적 특성을 지닌 이슈인 만큼 중장기적인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E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인권법 서명은 경제지표와는 달리 정치 이슈라 선반영되기보다는 사후적인 시장의 해석, 대응이 중요한 재료다"며 "현재 다른 통화에서의 움직임이 개장 후 사그라드는지 혹은 심리에 영향을 미쳐 추가 상승을 이끌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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