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한국거래소가 3년과 10년 국채선물간 스프레드 상품을 신규 상장하면서 채권시장 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은 상품간 스프레드 상품이 커브 전략을 편리하게 운용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향후 시장에 안착하면 거래 효율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상품에 대한 사전 설명이나 홍보가 부족한 점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4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3년과 10년 국채선물 스프레드 상품은 첫 거래일에 157계약가량 거래됐고 시가 대비 19틱 상승한 채로 장을 마쳤다.

첫 거래일 이후에 국채선물 스프레드 상품에 대한 수요는 크게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아직 거래는 하지 않고 지켜보는 상황이다"며 "3년과 10년 구간은 제일 많이 진입하는 커브 구간인데 가격이 직관적으로 와닿지 않다 보니 먼저 거래에 나서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스프레드 상품의 가격은 '(3년 국채선물 가격 - 3년 국채선물 전 거래일 정산가) X 3 - (10년 국채선물 가격 - 10년 국채선물 전 거래일 정산가)'로 결정된다.

결국 투자자가 해당 상품을 1계약 매수한다는 것은 3년 국채선물을 3계약 매수하고 10년 국채선물 1계약을 매도한다는 의미를 가리킨다.

향후 스프레드가 확대되는 커브 스티프닝에 베팅하는 투자자는 매수 방향으로 스프레드 상품을 거래한다. 반대로 스프레드가 축소되는 커브 플래트닝에 베팅하는 투자자는 매도 방향으로 거래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해당 상품이 신규 선물 상품이라기보다는 두 품목을 동시에 주문을 낼 수 있도록 편리성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기술적으로 장단기 선물간의 절대가격이 다르고 1bp당 변동 폭에도 차이가 난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편의성을 절충한 형태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향후 해당 상품을 향한 수요는 점진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면서 스프레드 상품은 시장의 효율성을 한 단계 높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허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아직 낯설게 생각할 수 있다"며 "채권시장 규모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파생상품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누군가 3년 국채선물만을 대거 거래한 상황에서 스프레드간 상품이 없다면 현물 시장은 시차를 두고 따라가게 되겠지만, 반면 스프레드 상품이 있다면 10년 국채선물 시장에서 3년 국채선물 변동을 좀 더 빠르게 감지하고 움직여 반응할 수 있게 된다"며 "참가자 입장에서 연결고리가 강해진다는 것은 비용을 적게 지불하는 등 비효율이 해소된다는 뜻이다"고 설명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기본적인 수요는 많은 상품일 것 같다"며 "기존에 안 하던 새로운 걸 해보겠다는 게 아니라 시장에서 흔하게 하는 거래인 만큼 커브 거래가 더 활성화될 여지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3년과 10년 선물에서 커브를 잡을 때 특히 3년 국채선물 호가가 촘촘하지 않아 레깅을 할 수밖에 없는데, 스프레드 상품을 이용하면 호가 잡기에 비교적 용이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스프레드 상품에 대한 사전 설명과 홍보가 충분하지 못하고 시기상으로 연말 북클로징 등이 거래 부진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아직 스프레드 상품을 사용해보지 않았다"며 "상품에 대한 이해가 충분치 않아서 따로 설명을 듣거나 상품 홍보가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주요 금융기관에서는 새로운 상품 거래에 대한 내부 승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연초에 리스크 관리 등 허가받는 절차가 필요할 텐데 지금과 같은 12월이면 북클로징 등을 이유로 선행적으로 투자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스프레드 상품을 편리하게 사용하기까지 시간은 걸릴 것으로 본다"며 "10년 국채선물도 시장에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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