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용산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등 서울 내 대형정비사업장이 정부 규제와 사업비 갈등에 주춤하는 사이 대형건설사가 중소형 단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사업 규모와 간접비 부담을 계열사와의 브랜드 공유, 중소형 전담 브랜드 출시 등을 통해 틈새 시장을 파고드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DB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2년간 서울에서 분양된 500세대 미만 단지 8천496세대(공공, 임대 등 제외) 중 시공순위 15위권 내 건설사의 비중은 27.9%다.

이중 대림산업, HDC현대산업개발 등 관계사와 브랜드를 공유하는 대형건설사를 제외하면 실제 점유율은 19.5% 정도에 불과하다.

500세대 미만의 중소규모 단지는 사업비가 작은 데다 상대적으로 간접비 부담이 크기 때문에 대형건설사가 수주하기에는 쉽지 않은 특징이 있다.

대형건설사들이 고급화 전략으로 대형 정비사업장 수주에 주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제는 한남3구역 시공사 재입찰 과정에서 드러나듯 대형 정비사업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가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시공사 교체 갈등을 겪는 신반포15차 재건축, 반포 주공1단지 3주구, 갈현1구역처럼 사업비 증액을 둘러싼 조합과 시공사 간 갈등으로 사업진척도 더디다.

규모는 작지만 중소형 아파트 시장도 만만찮은 규모로 성장했다.

부동산114가 올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기본계획 수립 단계를 넘어선 서울 중소형 단지는 32개 단지 7천200세대 규모다.

지난 10년간 서울에서 분양한 500세대 이하 중소규모 재건축 단지는 연평균 3천348세대로 최근 분양가 추이를 고려할 때 연간 사업비 기준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DB금융투자는 추정했다.

대형사들도 계열사를 통해 중소형 아파트 시장 진출을 채근하는 모양새다.

대림산업은 삼호와, HDC현대산업개발은 현대아이앤콘스와 브랜드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중소형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GS건설이 계열사인 자이에스앤디를 통해 중소형 전용브랜드 '자이 르네'를 띄우며 이 시장에 가세했다.

조윤호 DB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중소규모 단지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대형건설사의 브랜드파워가 미치지 않는 시장이었다는 점"이라며 "합당한 공사비를 지불할 수 있다면 사업주 입장에서 대형건설사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건설사의 계열사는 시공기술과 주택관리 서비스 수준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몸집이 가볍다"며 "중소형 아파트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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