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한국주택금융공사가 발행하는 10억 유로(약 1조3천200억 원)의 커버드본드가 국내 통화스와프(CRS)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모아진다.

12일 금융시장과 주금공에 따르면, 주금공은 20조 원 규모인 서민형 안심전환대출 관련 주택저당채권(MBS) 물량이 국고채 금리를 상승시킨다는 우려에 일부 물량을 내년 초 유로화 커버드본드로 발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MBS 물량 부담을 일부 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로화 커버드본드는 환 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CRS 거래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번에는 국내 스와프 시장에 파장이 일 전망이다.

주금공은 유로를 달러로 바꾼뒤 이를 국내 스와프 시장에서 원화로 교환하는 CRS 거래를 체결한다.(연합인포맥스가 11일 오전 8시 55분에 송고한 '주금공, 10억유로 해외채권으로 이자절약…만기 불일치 문제제기' 기사 참조)

달러를 주고 원화를 받는 주금공은 CRS 페이 포지션을 설정하게 된다. CRS 페이 포지션의 증가는 CRS 금리의 상승 요인이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10억 유로를 달러로 환산하면 11억 달러 정도인데, 일단 적은 물량이 아니다"며 "이 정도의 물량이 나오면 CRS 금리가 10bp가량 오른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연말이라서 CRS나 FX스와프 시장에 달러가 부족하고 아무래도 (주금공 물량에 대비한) CRS 페이 포지션은 부담스럽다"며 "시장참가자들도 내년 연초부터 본격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주금공이 거래에 나설 CRS 5년 구간에서 올해 페이 포지션이 부족했다는 점은 10억 유로의 충격을 상쇄하는 요인이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채권 딜러는 "5년 구간은 원래 부채(페이 포지션)도 많고 에셋(리시브 포지션)도 많은 구간인데 올해는 부채가 거의 제로에 가까웠다"며 "SK하이닉스의 5억 달러 채권 발행 때도 헤지 물량(페이 포지션)이 없었고, 현대캐피탈의 채권 발행도 없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은 지난 9월 금리 조건 등을 이유로 예정했던 달러화 표시 채권 발행을 갑자기 중단해 시장에 충격을 준 바 있다.

SK하이닉스도 9월 5억 달러 규모의 달러표시 채권을 발행했지만 통화스와프 시장에서 헤지를 하지않아 시장에 달러 공급은 없었다.

다른 시중은행의 딜러는 "5년 페이 포지션이 최근에 많았다면 주금공의 커버드본드 영향이 더 컸을 것"이라며 "현재도 주금공 물량이 CRS 금리를 상승시키는 효과는 있겠지만 시장에서 소화를 못할 정도는 아니다"고 말했다.

주금공의 CRS 거래로 오른 금리가 이후 다시 원래 수준으로 돌아온다면 높은 수준에서 페이 포지션을 취한 주금공은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금융시장의 한 관계자는 "채권 발행자인 주금공 입장에서는 또 다른 위험을 부담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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