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금융연구원은 저금리의 장기화로 생기는 각종 리스크 확대에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춘성 연구위원은 5일 '장기적인 저금리 추세의 배경과 시사점'이란 보고서에서 저금리 장기화는 자산·금융시장에서도 수익 추구행위를 일으킬 수 있다면서 이같이 주문했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장기금리의 기준이 되는 10년물 기준 미국 국채금리는 80년대 초반 15%까지 상승한 이후 40년 가까이 장기적 하락 추세를 계속하고 있다.

박 연구위원은 금리하락 배경으로 저축률이 높은 신흥국의 부상을 꼽았다.

그는 "신흥국은 금융발전 수준이 낮고 공공부문의 사회안전망이 미약해 가계가 포트폴리오 분산 대신 저축에 의존한다"며 "상대적으로 낮은 노년부양비도 저축률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고 언급했다.

그는 또 "신흥국 중앙은행은 금융충격에 대비해 외환보유고를 많이 쌓는데 이들이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세계 저축률도 높아지게 됐다"고 부연했다.





기술발전에 따라 자본재 가격이 내려가는 점도 금리하락의 이유로 꼽았다. 자본재 가격이 낮아지면 같은 프로젝트를 낮은 투자비용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감소하는 상황도 금리하락 추세 원인 중 하나다. 마지막으로 세계 인구증가율 감소를 금리하락 추세 원인으로 제시했다.

박 연구위원은 "컴퓨터 관련 기술발전이 과거 중기·철도·전기·내연기관 등 혁신보다 생산성에 대한 기여가 작아 1970년대 이후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이 부진했다"며 "이는 자본 수익률 감소로 이어져 투자를 상대적으로 덜 매력적이게 한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저금리 장기화는 그 자체로 경제활동을 둔화시킨다고 우려했다.

그는 "낮은 장기 균형금리는 향후 경제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반영해 불확실성을 확대시킨다"며 "저금리 장기화 상황에서는 경기하강 국면에 대응한 금리 인하와 같은 통화정책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낮은 금리가 지속할 경우 금융자산 수익률보다 주택 임대수익률이 높게 될 뿐 아니라 주택 구매를 위한 차입 비용도 하락하면서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부채 증가 리스크를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연구위원은 금융회사가 자산·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면서, 이와 관련한 리스크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저금리에 따른 운용자산 수익률 하락, 예대마진 축소 등은 금융회사 수익성 악화로 연결된다"면서 "금융회사는 이에 대응해 고금리·고수익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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