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파산 우려가 커진 미국 지역 은행주를 대부분 처분했던 1분기와 달리 2분기에 재매입에 들어갔던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미국 지역은행 10곳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미국 주식시장에서 은행주가 줄줄이 급락한 상황이라 국민연금도 일부 타격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국민연금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분기보고서 13F 공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2분기 퍼스트 시티즌스 뱅크셰어스(FCNCA)와 피프스 서드 뱅코프(FITB)를 신규 매입했다.

퍼스트 시티즌스를 시장가치로 2천918만5천411달러(한화 약 390억6천만원)인 2만2천920주, 피프스 서드 뱅코프를 시장가치로 2천823만2천138달러인 107만5천510주를 사들였다. 두 은행은 국민연금 포트폴리오에서 0.05%를 차지하게 됐다.

국민연금은 올해 1분기까지만 해도 미국 지역 은행주를 처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말 기준 보유 지분 규모가 3천만달러 이상인 종목 가운데 6종목을 전량 처분했는데, 여기에는 키코프, 실리콘밸리은행(SVB), 피프스 서드, 퍼스트리퍼블릭은행(FRC) 등 미국 지역은행이 포함됐다.

SVB와 FRC는 급격한 뱅크런으로 올해 1분기 파산한 은행이고, 키코프와 피프드 서드도 파산 우려가 커졌던 은행이다. 이들 4개 은행은 3월 중순부터 미실현 증권손실에 대한 위험노출액이 크거나 총 자기자본 대비 기타포괄손익누계액(AOCI) 비율이 높은 위험 은행으로 꼽히며 주가가 빠르게 급락했다.

미국 지역은행 주식을 정리하며 리스크 관리에 힘쓰는 모습을 보이던 국민연금이 올해 2분기에는 미국 지역 은행주를 재차 담아가기 시작했다.

국민연금이 이번에 신규 매입한 퍼스트 시티즌스는 올해 파산한 SVB를 인수한 미국 중소은행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진 지난 3월 27일 주가가 54% 급등했다. 꾸준히 주가가 오르며 올해 2분기에도 33.4% 증가했다.

문제는 국민연금이 담은 다른 은행주들이다. 올해 1분기 전량 처분한 피프드 서드를 2분기 재차 담았지만, 해당 주가는 올해 2분기 0.19% 하락했다. 지난 5월에는 SVB 사태 이후 가장 저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무디스가 지난 7일 신용등급을 강등하거나 강등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한 미국 27개 은행 중에서도 추가로 매입한 종목이 있었다.

국민연금은 무디스가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올린 대형은행 6곳 중에서 US뱅코프(USB)와 뱅크 오브 뉴욕 멜론(BK), 트루이스트 파이낸셜(TFC), 노던 트러스트(NTRS) 등을 각각 69만9천085주, 24만7천360주, 55만1천69주, 4만596주 더 담았다.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제시한 PNC 파이낸셜 서비스(PNC)와 시티즌스 파이낸셜 그룹(CFG) 등은 각각 11만4천83주와 14만3천703주 추가로 담았다. 피프스 서드도 여기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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