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페퍼저축은행에 이어 최근 SBI저축은행도 퇴직연금 정기예금 신규 가입액이 1조원을 돌파했다. 이와 반비례하게 예금금리는 떨어지고 있다.

2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이달 1일 기준 저축은행 평균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연 2.12%로 지난해 같은 날(2.62%)보다 0.5%포인트 떨어졌다. 직전 분기 같은 날(2.18%)과 비교해도 0.06%포인트 내렸다.





저축은행 정기예금금리 하락세에는 퇴직연금 정기예금이 인기를 끌면서 고금리 예금상품으로 수신(예금)자산을 확보할 필요가 없어진 영향이 있다.

저축은행은 예대율 규제에 대비하려면 예대율 계산에서 분모에 해당하는 수신 총액을 높여야 한다. 특히 올해부터 예대율이 110%, 내년 이후에는 100%의 규제 비율이 단계적으로 적용된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저축은행은 안정적인 수신 확보를 위해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예금금리를 유지해야만 했다. 금리를 다른 곳보다 어느 정도 높게 설정해야 신규 예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지난 2018년 하반기부터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저축은행 예·적금을 퇴직연금 자산운용 대상에 포함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퇴직연금 정기예금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내면서 예대율에 여유가 생겼다. 퇴직연금 정기예금은 시중은행과 증권사, 보험사 등 20~30여개 금융회사를 통해 운용하고 있어 고객을 유치하기도 용이한 덕분이다.

지난 2018년 11월 퇴직연금 정기예금 판매 스타트를 끊은 페퍼저축은행이 판매를 시작한 지 약 1여년 만에 가장 먼저 퇴직연금 정기예금 잔액 1조원을 돌파했다. 신규 취급액은 1조1천억원에서 1조2천억원 사이로 추정했다.

이어 같은 달 퇴직연금 정기예금 판매를 시작한 OK저축은행도 출시 2개월 만에 잔액 2천억원을 돌파했고 전일 기준 9천800억원으로 1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신규 취급액 기준으로는 1조3천억원을 기록했다.

SBI저축은행도 같은 달 퇴직연금 정기예금을 내놨고 퇴직연금 정기예금 잔액은 전일 기준 7천억원 중후반이다. 신규 실적은 최근 1조원을 넘겼다.

이외에도 저축은행의 규모가 커지면서 신규 예금이 급하지 않은 점도 예금금리 하락세에 기여했다.

이전에는 저축은행들이 대출 영업을 하기 위해서는 대출 자금 확보를 위해 신규 예금을 빠르게 확보해야 했다. 반면 지금은 예금이 롤 오버(만기 연장) 되거나 대출 만기 자금이 있어 신규 자금 니즈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전에는 돈을 신규로 받으려면 다른 곳보다 금리를 일정 정도 높게 설정해야만 돈이 쉽게 들어왔다"며 "지금은 비대면과 퇴직연금으로 돈이 들어오다 보니 특판 필요성이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hrsong@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11시 08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