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저축은행 자산규모 4위까지 뛰어오른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이 1년여만에 3배가량 급등하자 금융당국이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1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페퍼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에 대한 신용대출 연체율이 지난 2017년 말 4.8%에서 지난해 6월 말 13.7%까지 올랐다. 개인사업자 담보대출 연체율이 같은 기간 1.2%에서 2.8%로 증가한 것과 대비된다.

페퍼저축은행이 자산 성장에 따라 신용대출 취급 규모를 늘린 데 따른 결과다.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취급 규모는 지난 2017년 말 1천387억원에서 지난해 6월 말 2천816억원으로 103% 늘었다. 같은 기간 담보대출 취급규모는 4천226억원에서 6천312억원으로 49.4% 확대된 것보다 증가세가 2배가량 더 크다.

저축은행업계는 총여신 연체율이 하락하고 있는 것과 달리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증가하는 추세다. 페퍼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업계 평균과 비교해도 높은 편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저축은행 총여신 연체율은 4.2%로 전년 대비 0.1%포인트(p) 하락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4.8%로 전년 대비 0.8%p 올랐다.

결국 금융감독원 저축은행검사국은 페퍼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영업에 제동을 걸었다. 저축은행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은 향후 경기침체 등에 예민하게 반응해 손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지역 저축은행들은 연체율 확대에 신규 개인신용대출을 사실상 중단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금융감독원은 "페퍼저축은행의 경우에는 기존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사후관리를 강화하고 신규 신용대출을 취급할 때 실제 사업 영위 여부와 업력 등 사업성 평가와 차주의 재무상태와 채무상환능력 등에 대한 심사를 철저하게 실시함으로써 리스크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에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경영유의 조치를 받은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인사업자 대출시 심사를 보다 강화했다"며 "전에는 사업을 몇개월만 영위했어도 대출이 나갔다면 지금은 몇년 이상을 영위해야 한다. 또 어느 정도의 현금 흐름도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한 감독 사항에 따른 내용이다. 앞서 지난해에는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웰컴저축은행도 경영유의 조치를 받았다.

SBI저축은행은 개인사업자대출을 취급하면서 자금용도 심사가 미흡하다고 지적받았다. OK저축은행은 여신실행 이후 차주의 신용상태나 채무 상환능력 변화에 대한 점검이 누락된 사실이 드러났다. 웰컴저축은행은 대출 부적격자를 대상으로 하는 '웰컴스타론'을 운용하면서 신용평가시스템(CSS) 관리기준과 대출한도를 설정·변경할 때 위험관리위원회의 심의·의결·자문을 받지 않는 등 관련 절차를 소홀히 해 지적받았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경영유의 조치를 내린 것"이라며 "지난해 7월 개인사업자 대출 관련해서 검사 나간 결과를 차례대로 발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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