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밀려 관심을 받지 못한 경기지표 회복세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전문가들은 아직 코로나19 영향력을 가늠하기 어렵다며 낙관적 전망에는 경계감을 나타냈지만, 그 영향이 장기화하지 않는다면 경기 회복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경우에는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과 함께 수급 부담이 더해지면서 추가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13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하방리스크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국고채 3년물 19-7호 금리 캔들 차트>



이에 국고채 금리는 한때 기준금리에 근접한 수준까지 내려가면서 시장의 기대를 가격에 반영했지만 재차 반등하는 등 코로나19의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두고 갈팡질팡한 모습이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아직 파급효과를 추정할 만한 데이터가 부재한 상황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경제지표 반등세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최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개선과 설비투자 호조, 올해 1.0% 이상의 물가 전망 등을 종합해보면 하반기까지 국내 경제전망은 상향 요인이 우세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 관련 데이터가 전혀 없는 상황이다"며 "2월 말이나 3월 초까지 추세를 확인하면 올 1분기 성장률 일부는 조정해야 하겠지만, 다음 분기에 이연 수요가 흡수되는 등 파급효과를 가려내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가 1분기 성장률 하향 조정 요인이지만 상저하고 경기궤적을 훼손하는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내 채권시장 역시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를 제외하면 경기 반등세에 수급 부담까지 더하면 금리 상승도 가능한 상황이었다고 평가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당초 코로나 이슈 전까지 채권시장에는 호재가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며 "이번 사태가 진정되면 반도체 경기가 반등하는 상황에서 이미 늘어난 발행량까지 감안하면 금리 상승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경기지표 반등세는 지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도 동결 소수의견을 제시한 금통위원 견해를 뒷받침하는 내용이기도 하다.

지난 10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한 금통위원은 "제조업의 경우 생산 활동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지만, 수요 여건을 반영하는 지표인 생산자출하가 최근 3개월 연속 상승하면서 재고 부담이 완화됐다"고 말했다.

지난 12월 산업활동동향에서 반도체의 경우 출하가 늘면서 동시에 재고 소진을 동반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반도체 경기 회복이 일시적 요인이 아닌 추세적 변화라는 해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또한 이 금통위원은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가 약화되는 연말 이후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 1월 소비자물가는 1.5% 성장하면서 크게 반등했다. 전년도 작황 악화로 작물 출하 부진을 감안하면 물가가 당분간 지속해서 오를 요인이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파급효과를 제외한 현 경기지표만 보면 금리 동결에 부합하는 상황인 셈이다.

다만 이러한 경제 전망에서 국내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등 부정적인 여파가 커진다면 금리 인하 기대는 유효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예전보다 중국 경제의존도가 커진 상황에서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낮추게 된다면 금리 인하 기대는 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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