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5대 시중은행이 개인사업자(소호·SOHO) 대출을 지난해만 15조원 넘게 늘렸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자영업자들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연체율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대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237조9천4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조4천360억원(6.9%) 증가했다.

은행별로는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69조2천억원으로 가장 컸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 우리은행, 농협은행 등은 각각 46조7천850억원과 45조670억원, 44조440억원, 32조8천53억원 등으로 뒤를 이었다.

은행들은 올해부터 적용된 신예대율 규제에 맞춰 중기대출을 늘려왔다. 신예대율 규제는 가계대출 가중치는 15% 높이고 기업대출 가중치는 15% 낮추는 내용이 골자다. 정부가 추진하는 중기대출 취급 확대 정책과 맞물리기도 했다. 그중에서도 개인사업자 대출 규모가 가장 크게 확대됐다.

여기에 현재 주요 은행들이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 대한 대출 지원에 앞장서면서 개인사업자 대출은 올해 들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코로나19 사태로 경기둔화가 가시화되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업황이 나빠져 연체율 상승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지난 2015년에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으로 자금사정 어려움을 호소하는 중소기업의 상담건수가 총 8천337건으로 전년대비 10배 이상 증가한 바 있다. 메르스 피해로 중소기업이 영업에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메르스의 영향으로 당시 2분기 평균 소비성향은 71.6%로 관련 통계가 전국 단위로 집계되기 시작한 2003년 이래 2분기 기준 최저치를 나타냈다.

여기에 코로나19 공포로 소비심리 위축과 경제성장률 둔화 가능성이 현실화하면서 금리 인하가 이루어지면 은행들의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대출은 대부분 변동금리 대출이라 금리가 하락하면 수익이 떨어지는 구조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매출이 안 나오니까 자영업자는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소호대출 건전성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며 "메르스는 오래가지도 않았고 전방위적으로 확산하지도 않아서 지금이 훨씬 더 심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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