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변명섭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한항공 등 주요 항공업체들의 현금창출력이 떨어져 카드사들도 이에 따른 미수금 발생이 본격화하고 있다.

앞으로 이러한 미수금이 많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카드사들은 사태 추이에 긴장하고 있다.

20일 여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카드사들은 고객이 취소한 카드 결제 대금을 항공사로부터 수령하지 못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고객이 해외여행 등으로 항공권을 카드 결제할 경우 카드사들은 항공권 대금을 2영업일 내에 항공사에 지급하고 이 대금을 고객에게 청구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카드사가 대금을 항공사에 지급한 이후 고객이 결제를 취소하면 카드사는 고객에게 일단 해당 금액을 환불하고 이 금액을 다시 항공사를 통해 반환청구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미수금이 발생하게 된다.

업황의 극심한 부진으로 항공사들이 현금을 창출하지 못하자 취소된 결제 대금을 카드사에 돌려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결제 취소가 되면 즉시 고객에게 해당 금액을 돌려준다"며 "최근에 예약된 여행을 잇달아 취소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항공사들이 취소된 대금을 카드사에 못 주는데 이러한 상황은 처음 겪어 본다"고 전했다.

전체 카드사들의 미수금은 현재 600억원 수준에서 향후 많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가 당분간 확산한다는 가정하에 여행 성수기인 4월부터 보통 여행 수요가 늘어났던 만큼 취소도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어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20일 국내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주간 단위 여객수요는 90%가량 감소했다.

중국지역 물류가 완전히 폐쇄되고 미국과 유럽 등지로 항공 수요까지 막히면서 주요 항공사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해졌다.

대한항공의 경우는 1분기 영업손실이 2천억원을 넘어서고 영업손실 악화와 외화환산손실 등이 겹치며 당기순손실은 6천억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자본확충이 없을 경우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867.6%에서 올해 1분기 1천101%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금 창출 능력이 저하돼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자금이 평년보다 늘어날 것"이라며 "자본확충이 없으면 부채비율 급등으로 충분한 외부 자금을 확보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카드사들은 1분기에는 대량의 미수금 처리가 불가피하고 이러한 자금들이 쌓일 경우 충당금으로 돌려야한다.

여신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항공사로부터 일시적으로 카드대금을 받지 못할 경우 다음 항공권 수요 발생시 이를 승계해 이전에 받지 못한 결제대금으로 처리하기도 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새로운 항공 수요도 없어서 이마저도 어려워졌고 미수금은 최종 손실로 잡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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