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외국인이 빠른 속도로 국채선물 누적순매수를 줄여가는 가운데 '트리플 약세' 현상이 재현할 수 있는 불안감이 지속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계속된다면 이번 주까지 외국인의 패닉성 매도가 다시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23일 연합인포맥스 투자자 매매추이(화면번호 3302)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주에만 3년과 10년 국채선물을 각각 4만7천여계약과 2만3천여계약 순매도했다.

해당 기간 국채선물은 종가 기준으로 3년물이 28틱, 10년물이 220틱 급락했다.



<지난주 3년과 10년 국채선물 지수 및 외국인 순매수, 3년물(좌) 10년물(우)>



연초부터 대규모 국채선물 누적순매수를 유지한 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따른 리스크오프 분위기 속에서 국채선물을 팔아치우며 약세를 주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누적순매수 규모를 고려하면 향후 추가 매도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7일 국채선물 3월물 교체 이후에 3년 선물을 18만6천여계약, 10년 선물을 4만1천여계약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롤오버 이후 전체 외국인 보유분에서 추가적인 3년물과 10년물 순매도 규모는 각각 9%, 67%에 해당하는 셈이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지속될 경우 외국인 매도 여력이 남아 있는 만큼 수급이 국채선물 상승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아직 외국인의 국채선물 물량이 많이 남아있는 만큼 추가로 금리가 상승할 수 있다"며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사라지지 않는 이상 원화자산 불안정성으로 약세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미 통화스와프 등 대내외 시장 안정화 조치가 나오면서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다소 줄었다는 데 주목하는 의견도 있었다.

전 거래일 국채선물은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들의 적극적 대응 조치에 급락세를 다소 진정한 모습을 보였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사는 "국내는 단기 유동성 문제를 제외하면 큰 문제가 없다"며 "그 다음은 외국인 매도인데 10년 지표물 19-8호 등 채권 현물 매수가 이어지고 (지난 20일) 국채선물 매도가 1만 계약 이상 나오지 않았으니 그 정도면 강도가 약화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외국인은 3년과 10년물을 각각 7천741계약, 4천59계약 순매도했다. 이는 전일과 비교하면 절반 넘게 줄어든 규모다.

다만 지난 두 차례에 이어 패닉성 매도가 재현할 가능성은 존재한다는 신중론도 있었다. 또한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의 가격 하락이 지속하는 만큼 현금화 추세에 따른 약세를 경계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아직 금값이 떨어지고 있는 걸 보면 현금화 전략은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지금 상황만으로 매도세가 줄었다고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채권 운용역은 "해외시장도 위험회피 흐름이 완화하며 잠시 주춤한 상황"이라면서도 "국채선물이 지난 두 차례 폭락했지만 심리적으로 한번 더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달 13일과 19일에는 외국인이 3년물을 각각 2만100계약과 2만827계약, 10년물을 1만2천136계약과 8천161계약 대거 순매도하면서 시장에 큰 충격을 가한 바 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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