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한국신용평가가 두산중공업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검토' 대상에 등록했다고 25일 밝혔다.

신용등급은 'BBB'로 유지됐지만, '하향검토'에 등록된 탓에 향후 신용등급 자체가 한 단계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신평은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배경에 대해 "유상증자와 자산매각 등의 자구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수익창출력이 크게 약화됐고, 대규모 당기순손실이 지속되면서 추가적인 재무안정성 저하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신평은 "이러한 상황에서 단기간 내 상당분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할 예정"이라며 "동시에 자본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유동성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실적이 악화하면서 별도기준 3조7천86억원의 매출과 87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특히, 높은 금융비용과 고착화된 자산손상 등으로 당기순손실 규모는 4천952억원까지 확대됐다.

한신평은 "2017년 이후 본격화된 탈원전·탈석탄 정책 및 글로벌 친환경 에너지정책 기조 등이 동사의 수주환경에 불리하게 작용하면서 외형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에 따른 고정비 부담 상승과 채산성 높은 원전 사업 비중의 축소 등으로 인해 수익성 또한 빠르게 저하되는 모습이다"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유동성 부담도 고조되고 있다는 게 한신평의 판단이다.

지난해 말 두산중공업의 별도기준 차입금은 4조9천억원 수준이고, 사업자회사들을 포함한 조정연결기준 차입금은 5조9천억원에 달한다.

한신평은 "대규모 당기순손실로 재무여력이 약화된 가운데, 두산건설에 대한 추가 지원 및 지분가치 손상가능성 등도 잠재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차입금 단기화 경향이 빨라지면서 유동성 부담이 매우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특히, 두산중공업은 올해 만기가 도래하거나 상환청구권 행사가 가능한 회사채 규모가 1조2천억원에 이른다.

한신평은 "제한적인 담보여력과 저하된 대외 신인도,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의 확대된 변동성 등을 감안할 때 자체적으로 대응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두산중공업은 오는 30일 열릴 주주총회에 정관개정 안건을 올려 향후 유상증자 등의 자본확충 나설 가능성을 열어뒀다.

한신평은 "정관 변경 이후 유상증자 등 자금조달을 통해 유동성 확충과 재무구조 개선이 가시화될 지 여부는 중대한 모니터링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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