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기준금리가 0%대에 진입하면서 시중은행들이 예·적금 금리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저축은행은 오히려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다.

3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 자산규모 1, 2위를 달리는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이 12개월 정기예금 금리를 각각 0.3%포인트(p) 높였다.

SBI저축은행은 12개월 기준 연 1.7%였던 정기예금 금리를 지난 26일부터 연 2.0%로 올렸다.

OK저축은행도 지난 23일 2천억원 한도로 정기예금 특판을 하면서 정기예금 금리를 높였다. 연 1.7%의 금리를 지급하던 'OK정기예금' 이자율을 연 2.0%로 인상했다. 연 1.8% 금리를 지급하던 'OK안심정기예금' 이자율은 2.1%로 올렸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예금금리를 인하 폭을 최소화하는 추세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업권 전체 평균 예금금리는 12개월 기준 1.89%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춘 지난 16일의 1.90%와 비슷한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예금금리 인하폭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다. 시중은행들은 기준금리가 연 0.75%에 진입하면서 1년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0%대로 떨어뜨렸다.

우리은행은 지난 19일 'WON예금' 금리를 0.75%에서 0.65%로 낮춰 시중은행 정기예금 중 가장 낮은 금리를 기록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5일 1년 만기 일반정기예금 금리를 연 1.00%에서 연 0.20%p 내린 연 0.80%로 변경했다. NH농협은행도 연 1.00% 금리를 주던 일반정기예금 금리를 0.30%p 인하한 연 0.70%로 낮췄다. IBK기업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연 1.20%에서 연 0.80%로 떨어졌다.

주요 저축은행들은 기준금리 인하에도 예금금리를 높이는 이유로 신규고객 확보를 언급했다. 시중은행이 예금금리를 내리면서 이탈한 고객들이 높은 금리를 찾아 저축은행으로 몰리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11일 최대 연 5%를 제공하는 '웰뱅하자 정기적금'을 출시한 지 14시간 만에 7천계좌를 돌파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저축은행은 은행채 발행이 가능한 시중은행과 달리 자금조달 창구가 사실상 예·적금뿐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저축은행들은 올해부터 소비자가 맡긴 예금의 110%까지, 내년부터는 100%까지만 대출해줄 수 있어 예금고객 관리가 중요해졌다.

특히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의 대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돼 충분한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따라 금리 변동이 생기는 시중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은 기준금리보다 내부 경영이나 외부환경 변화에 따라 움직인다"며 "예적금 만기가 돌아오거나 대출 성수기라 나가는 돈이 많을 때 금리를 올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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