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도쿄금융시장이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 결과가 나오고 나서 한바탕 출렁였다.

BOJ가 이번 회의에서 통화완화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된 데다 자산매입 프로그램 규모를 최대 20조엔까지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 참가자들이 실망하면서 매도에 나섰기 때문이다.

30일 오후 2시 55분 현재 달러-엔은 전장 뉴욕대비 0.34엔 낮아진 79.47엔에 거래됐다. BOJ의 정례회의 발표 직후인 2시 46분께 달러-엔은 80.08엔까지 급등했으나 곧 79.31엔까지 떨어졌다.

같은 시각, BOJ의 강력한 통화완화 기대로 상승세를 보이던 닛케이 225지수는 하락 반전하면서 8847.86을 기록했다.

BOJ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무담보 콜론 금리를 0.0~0.1%로 동결하고, 자산매입 기금을 기존의 80조엔에서 11조엔 늘린 91조엔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늘어난 기금 중 대부분은 국채와 단기 재정증권에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 국채(JGB)와 단기 재정증권 매입 규모가 각각 5조엔 확대됐다.

BOJ는 또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매입을 각각 1천억엔과 3천억엔씩 늘리기로 했다.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는 5천억엔,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 규모는 100억엔 확대됐다.

쓰카다 쓰네마사 미츠비시 UFJ 매니저는 "BOJ가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던 투자자들이 실망하면서 달러-엔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쓰타다 매니저는 이어 "이번 BOJ 회의 발표 결과가 평상시보다 늦어졌기 때문에 BOJ가 매우 강력한 통화완화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제 시장의 관심은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BOJ 총재가 기자회견에 쏠렸다"며 "시라카와 총재가 완화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언급할지에 주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LSA의 니콜라스 스미스 주식 투자 스트래티지스트는 "대다수 전문가들이 BOJ가 자산매입 규모를 10조엔 늘릴 것으로 예상했고, 일부 전문가들은 20조엔 확대할 것으로 점쳤기 때문에 은행이 이날 발표한 규모는 그 중간에 있었다"고 지적했다.

유나이티드 오버시스 뱅크(UOB)의 수앤리 이코노미스트는 "BOJ의 회의 결과는 시장이 이미 예상했던 바이다"라며 "이번 회의 결과는 엔화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라카와 총재는 오후 3시 45분에 기자 회견을 열 예정이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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