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달러-엔은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 결과에 대한 실망감에 하락했다.

30일 오후 4시 10분 현재 달러-엔은 전장 뉴욕대비 0.30엔 낮아진 79.50엔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유로-엔은 0.16엔 낮아진 102.82엔에, 유로-달러는 0.0030달러 상승한 1.2934달러에 거래됐다.

딜러들은 BOJ가 이번 회의에서 강력한 통화완화에 나설 것으로 기대했던 시장 참가자들이 실망하면서 달러-엔 매도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BOJ의 회의결과가 나오기까지 평상시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기 때문에 은행이 깜짝 놀랄만한 조치를 공개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증폭됐었다고 부연했다.

BOJ는 이날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인 무담보 콜론 금리를 0.0~0.1%로 동결하고, 자산매입 기금을 기존의 80조엔에서 11조엔 늘린 91조엔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늘어난 기금 중 대부분은 국채와 단기 재정증권에 투자하기로 했다.

일본 국채(JGB)와 단기 재정증권 매입 규모가 각각 5조엔 확대됐다.

BOJ는 또 기업어음(CP)과 회사채 매입을 각각 1천억엔과 3천억엔씩 늘리기로 했다. 상장지수펀드(ETF) 매입 규모는 5천억엔, 부동산투자신탁(REIT) 매입 규모는 100억엔 확대됐다.

쓰카다 쓰네마사 미츠비시 UFJ 매니저는 "BOJ가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으로 예상하던 투자자들이 실망하면서 달러-엔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쓰타다 매니저는 이어 "이번 BOJ 회의 발표 결과가 평상시보다 늦어졌기 때문에 BOJ가 매우 강력한 통화완화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제 시장의 관심은 시라카와 마사아키(白川方明) BOJ 총재가 기자회견에 쏠렸다"며 "시라카와 총재가 완화기조를 이어가겠다고 언급할지에 주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딜러들은 일본 정부가 BOJ에 강력한 통화완화정책을 압박해온 데다 일본의 경제지표가 부진하게 나와 통화완화가 정당화된다고 지적했다.

이날 일본 경제산업성(METI)은 9월 산업생산이 전월대비 4.1%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3.1% 감소를 큰 폭으로 밑도는 결과다.

산업생산은 3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지난 7월 산업생산 수정치는 1.6% 감소를 기록했고, 이는 세계 경기 둔화의 여파 속에 일본 경제가 생각보다 더 둔화한다는 신호로 풀이됐다.

쓰카다 매니저는 "이제 시장의 관심은 12월에 있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산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쏠릴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당장 오늘 오후에는 독일의 고용지표와 스페인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 예비치 등에 주목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유나이티드 오버시스 뱅크(UOB)의 수앤리 이코노미스트는 "BOJ의 회의 결과가 엔화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며 "유럽 경제지표까지 부진하게 나오면 엔화가 더욱 힘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kk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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