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서울 채권시장에서 만기가 2년 이상인 은행채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대출 건전성 우려를 반영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 참가자들은 장기 구간 크레디트물에서 약세 압력이 상존하는 가운데 일반 은행채가 여타 특수은행채 및 정부보증채 대비해 불확실한 펀더멘털 우려에서 자유롭지 않은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다만 과거보다 은행권의 실제 위기 가능성은 작게 평가했다.

15일 연합인포맥스 Spread 분석에 따르면 월초 대비 'AAA' 등급 은행채 1년물 신용스프레드는 0.6bp 축소한 31.8bp를 기록했다. 반면 2년물과 3년물 은행채 스프레드는 각각 1.7bp 확대하거나 보합 수준을 유지했다.

크레디트물 시장은 은행채와 같이 고등급 크레디트물을 지나서 카드채 등까지 온기가 퍼져가고 있지만, 여전히 만기가 2년을 넘는 채권에는 상대적 약세가 지속하는 모습이다.

다가오는 미래 불확실성에 대한 기간 프리미엄을 가격에 크게 반영하고 있다는 뜻이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직 은행채뿐만 아니라 장기 구간은 불확실성이 있다 보니 조심하는 분위기다"며 "특히 은행채는 만기 2년 이내 발행이 주를 이루다 보니 그 이상 구간에서는 가격을 제때 반영하지 않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크레디트물이) 예전에는 전체적으로 모든 테너에서 스프레드가 벌어졌는데 정부 정책이 나오면서 2년 이내 스프레드는 많이 축소됐다"며 "금리 방향성이 정해질 때까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은행 대출에 대한 건전성 우려도 은행채 부담 요소로 꼽혔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국내 경제활동이 둔화하면 소비자 수요에 민감한 업종이나 중소기업과 연계된 대출자산의 부실 우려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최근 몇 달 동안의 빠른 코로나19 확산이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한국은행들의 실적에 심각한 불확실성으로 등장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 시중 은행들이 소비자 수요 둔화에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이러한 업종에 대출해준 금액의 비중이 전체 대출금의 평균 14%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항상 경기에 위기가 찾아오면 은행 건전성이 바로미터로 은행주도 낮은 상황이지만 과거보다 충당금이나 건전성이 높아져 있어 대출자산 부실 우려는 적게 본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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