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불안한 달러-원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어느 쪽으로도 포지션을 잡지 못한 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급격히 레벨을 낮추면서 실수급이 유입되는 등 거래량은 늘었지만, 롱(매수)이든 숏(매도)이든 어느 방향이든 포지션은 얕은 상황이다.

4일 연합인포맥스 달러-원 일별 거래 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8.60원 하락한 1,216.80원에 마감했다.

지난 1일 13.50원 급락한 데 이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지난주까지만 해도 1,240원대 안착을 논했던 달러-원 환율은 순식간에 1,210원대로 레벨을 낮췄다.

달러-원 환율의 빠른 하락세에 실수요 등이 유입되면서 6월 들어 거래량은 일평균 80억 달러 대로 증가했다.

6월 들어 지난 3일간 일평균 거래량은 80억7천900만 달러 수준이다.

지난 4월과 5월 일평균 거래량이 약 67억 달러 수준이고, 금융시장 변동성이 컸던 3월 일평균 거래량이 69억 달러 수준임을 감안하면 거래량이 훌쩍 늘었다.

환시 참가자들은 최근 달러-원 레벨이 급락하면서 업체들의 물량이 유입되는 등 흐름이 활발해졌다고 전했다.

다만, 재료가 한정된 가운데 달러-원이 다시 박스권에서 등락한다면 거래량은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시장은 계속 아래로 무거운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미중 갈등 관련 헤드라인이 나오기 전까지는 리스크온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레벨이 바뀌면서 레인지가 깨지니까 거래되는 물량 자체는 많을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업체들은 기다리던 레벨이 보이면 들어오는 모습이라 플로우도 많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들은 시장 거래량 증가와는 달리 포지션 플레이는 어려운 장세라고 입을 모았다.

롱을 잡기에는 글로벌 리스크온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고, 숏을 잡기에는 미중 갈등 등 불안 요인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A 딜러는 "리스크온 심리를 꺾을 재료는 미중 갈등이 심화되는 것뿐"이라며 "시장 포지션은 어느 방향으로도 깊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달러 약세와 위험 선호로 당분간 달러-원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보면서도 미중 갈등과 미국 내 시위 등을 시장이 간과하고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모습이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도 "달러 약세가 위험 선호를 강화하고, 이는 다시 달러 약세를 부추기는 구조가 되면서 달러-원도 추가 하락이 가능해 보인다"며 "다만, 홍콩 이슈나 미국 시위 등을 시장이 너무 간과한 채 과열되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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