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정부의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규모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채권시장이 기대했던 한국은행의 국채 매입이 불발되며 불만이 제기됐지만, 일부 시장참가자 사이에선 자성론도 나오고 있다.

한은이 국채 매입과 관련해 거듭 일관된 입장을 밝혔음에도 한은을 향한 시장의 기대가 과도해지면서 결국 시장 변동성만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3차 추경 발표 이후에 국채 매입을 두고 나왔던 정부와 한은의 톤이 서로 다르게 나왔다는 점에 대해선 아쉽다는 반응도 나왔다.

4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전일 한국은행은 국채 매입과 관련해 "시장을 항상 예의주시하고 있고, 시장 불안이 발생할 때 시장 안정화 조치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인포맥스가 6월 3일 송고한 '홍남기 국채매입 주문에 한은 "적극적 시장안정화 의지 불변"' 제하의 기사 참조)

지난 금융통화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가 밝힌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관된 입장이었다.

그러나 채권시장은 국채 매입에 실망감을 드러내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10년 국채선물(LKTBF)은 장중에 급등락하면서 일중 변동폭이 97틱을 기록했다.

오전 10시경 정부의 3차 추경 발표와 국채 매입 요청이 나오면서 반짝 상승했지만 한은이 매입과 관련한 기존 입장을 유지하는 데 그치면서 급반락한 것이다.

시장 일부에선 한은의 국채 매입 가능성을 가격에 선반영하는 등 다소 기대감이 지나쳤다는 자성의 목소리와 함께 한은의 국채 매입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는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금리 인상을 생각하지 않으면 소극적이나마 한은의 매입정책이나 시장안정화 조치가 나올 것"이라며 "지금 수준에서 한국은행이 개입해도 충분히 이상하지 않다. (한은이)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시장에서) 매입에 대한 실망감이 있었지만 총재는 5월 금통위에서 원리 원칙을 밝혀 시장이 불안할 때 나서겠다고 명확하게 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 참가자들은 기획재정부와 한은이 국고채 단순매입에 대해 지속해서 논의했을 것으로 보면서 정책당국과 통화당국의 호흡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시장은 매입 기대가 컸다"며 "기재부와 한은 사이에서 이야기가 어느 정도 돼서 발언이 나온 줄 알았지만, 다른 추가 발언은 기재부와 거의 협의가 안 된듯해 불안감을 키웠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한은과 부총리 발언의 톤이 맞지 않아 불만이 나오는 것"이라며 "채권 금리가 반등하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효과가 반감되는 상황에서 한은이 시종일관 하나의 입장만을 고집하는 것은 나이브하다"고 말했다.



<전일 10년 국채선물 틱 차트>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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