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이번 주 발표되는 7월 국고채발행계획을 시작으로 올해 하반기 채권 공급량 부담이 가시화하면서 초장기물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초장기물의 경우 그간 국채 공급량 급증에도 보험사와 연기금 등 장기투자기관(장투기관)의 매수 여력이 탄탄한 점이 수급 부담을 완화했지만, 한국은행의 국채 매입 기대 차이가 유독 초장기물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면서 입찰을 통해 확인되는 장투기관의 실수요가 초장기물 스프레드 향방이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22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화면번호 4511)에 따르면 전 거래일 국고채 10년과 30년물 스프레드는 20.3bp를 기록했다. 이처럼 초장기물 스프레드가 20bp를 돌파한 것은 2015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장투기관의 실수요는 보험사의 듀레이션 확대 등을 이유로 견조하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지난 50년물 입찰 등에서 실수요 유입에도 불구하고 수급 부담이 가시화하기 시작했다는 반응도 함께 나오는 상황이다.(연합인포맥스가 6월 12일 송고한 '채권시장 "50년물 입찰, 실수요 견조 VS 수급 부담 노출"' 제하의 기사 참조)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고채 다른 구간에 비해 30년물 금리가 많이 약하다"며 "국고 10년과 30년 스프레드가 20bp 넘게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보통 입찰에서 장투기관이 물량의 70% 정도 가져가는데 이번에도 비중을 그대로 가져갈지 지켜봐야 한다"며 "나머지 30%는 시장에서 소화해야 하는데 전체 발행량이 늘어나는 만큼 부담으로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의 국채 매입 기대가 초장기 구간에서 크지 않은 점도 초장기물 약세를 가파르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혔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고 10년물은 한은의 직매입 기대를 해볼 수 있지만, 초장기물은 그렇지 않아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다"며 "초장기 구간은 투자자가 제한돼 수요가 한번 줄어들면 커브가 전반적으로 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보험사도 예전만큼 자금 유입이 안 되다 보니 아껴서 매수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올해가 끝이 아니라 내년에도 확대 재정을 유지한다면 과연 물량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을지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한은의 개입이 안 나오는 배경에는 초장기물 투자가 견조한 점이 있을 수 있다. 연기금 등에서 국채 비중이 작아지고 있는데 이 비중을 조금만 높여도 (초장기물을) 소화할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초장기물 구간에 대한 실수요는 주택저당증권(MBS) 입찰이나 유통시장 등에서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 거래일 MBS 입찰에서는 국고 5년물이 일부 미매각 났지만, 그 외의 초장기 구간 등 물량은 전량 매출됐다.

다른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초장기물은 보험사 수요가 워낙 튼튼해 수요가 비어 보이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전 거래일에도) 연기금과 생보사, 손보사 등 기관에서 30년물 매수 수요가 많았다. 국고 30년물 금리는 1.6%를 상단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국고채 10년물(검)과 30년물(적) 금리 및 스프레드 추이>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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