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임하람 기자 = 서울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0일 유럽연합(EU)의 경제회복기금 관련 합의 불발 우려에도 금융시장 변동성은 제한되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시장이 아직 합의에 대한 기대를 이어가는 가운데 어느 정도 이번 회의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것이란 예상도 이미 반영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EU 정상들은 지난 17일(현지시간)부터 벨기에 브뤼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첫 대면 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7천500억 유로 규모의 경제회복기금에 대한 협상을 벌였으나 기금 규모와 지원 형식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19일까지 회의를 하루 더 연장했으나 여전히 교착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EU 집행위원회가 7천500억 유로 중 5천억 유로는 보조금으로 나머지는 대출로 지원하는 방안을 제안했지만, 네덜란드 등 일부 국가에서는 보조금 방식보다 대출금 형태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헝가리는 기금 지원에 민주적 기준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반영하는데 반대하며 관련 조건이 부과되면 경제회복기금 계획 전체를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같은 교착상태에도 대체로 환시 참가자들은 아직 회의가 끝나지 않은 점에 주목하며 긍정적인 결과에 대한 기대가 변동성을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아직 회의가 끝난 것 같지는 않다"며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10일 정도 뒤에 다시 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뚜렷한 호재도 악재도 없는 그런 장"이라며 "EU 합의 기대에 달러지수가 약해졌는데, 상황이 진행 중이라 관망 모드에 들어갈 것 같다"고 덧붙였다.

B 은행의 외환 딜러도 "합의가 지연되고 있지만,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도 있다"며 "3박 4일 동안 아직 결론이 안 났는데 장고에 장고를 거듭해서 최대한 결과를 끌어낸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유로화가 열흘 전부터 기대감으로 쭉 올랐는데 극적 합의로 급등할 수 있다"며 "그러나 원화 강세나 기타 통화 강세, 장기적 달러 약세로 가는 데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이 이미 합의 불발에 대한 부분도 어느 정도 가격에 반영하고 있었을 것이란 의견도 나왔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합의 불발 우려에도 유로가 생각보다 약하지는 않은 모습이다"며 "불발되면 유로가 갑자기 약세를 보이지 않을까 우려했는데 딱히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정도 합의 불발도 시장이 반영한 것 같다"면서도 "아시아 시장에서는 유로 레벨을 중요하게 지켜봐야 할 듯하다"고 신중한 입장을 전했다.

이들은 일단 유로화 움직임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D 은행의 외환 딜러는 "EU 합의 불발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유로화 롱스탑이 이어진다면 달러-원에도 달러 강세 요인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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