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에 소액 후불결제 기능이 추가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카드사 실적과 카드채 금리 등에 미칠 파급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등 ○○페이를 이용하는 대금 결제업자에게 최대 30만원의 후불결제 기능을 제공하는 내용이 담긴 '디지털금융 종합혁신방안'을 발표했다.

기존 ○○페이로는 선불 충전금이나 등록된 카드 등으로만 결제가 가능했지만 향후 신용카드처럼 부족한 금액을 선결제하고 후불로 결제하는 방식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당초 금융위는 후불결제 한도를 적게는 50만원에서 많게는 100만원까지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제도 시행 초기임을 감안해 현재 하이브리드 체크카드 한도인 30만원 선으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당국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을 올 하반기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후불결제 방식이 도입된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카드업계와 카드채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페이가 신용카드와 같은 여신 사업을 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에 국내 카드사들의 신용결제 수수료에서 나오는 영업이익이 감소할 우려가 있다.

수익성 악화가 곧바로 카드채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 카드채 금리에 상승 압박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건전성 악화로 추후 신용등급이 하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카드사는 자체 수신기능이 없어 카드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데, 카드채 금리가 상승한다면 자금조달 비용이 상승하고 다시 실적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특히 브랜드 파워가 상대적으로 약하고 규모의 경제를 누리지 못하는 후발 중소 카드업체에 영향이 집중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와 카카오페이에 후불결제를 허용해준다면 새 카드사가 두 개나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카드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경쟁 강도가 한층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4789)에 따르면 전일 기준 카드채('AA+'ㆍ3년만기)와 국고채 간 신용스프레드는 59.4bp로 집계됐다.

스프레드는 연초 35.2bp에서 출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3월부터 한 달 새 39bp 늘었다.

이후 정부의 유동성 지원 정책 등에 힘입어 14bp가량 축소한 뒤 횡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후불결제의 본격적인 시행까지 시간적 여유가 있는 만큼 제도의 구체적인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1인당 한 달 평균 신용카드 사용 금액이 대략 60만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0만원으로 줄어든 한도의 영향력을 재고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김기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하겠지만 카드채와 카드사의 펀더멘털 관점에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전월 최소 사용금액 등 제약들이 붙는다면 영향이 일부 제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훈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30만원이라는 숫자의 효과는 향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카드사만의 사업경쟁력도 있기 때문에 효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카드채('AA+'ㆍ3년만기) 신용스프레드 추이>

mjlee@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3시 2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