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비슷한 시기에 대규모 부양정책을 내놓았지만 서울 채권시장에서는 일시적 조정 재료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미국의 부양 정책이 대선 이전에 과도기적 성격을 가진다는 분석과 함께 여전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 등 금리 하락 요인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29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5bp 상승한 1.329%에 마감해 5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미국 공화당이 1조 달러(약 1천200조 원)의 규모의 부양책을 공개하며 미국 금융시장에서 위험선호 심리가 살아난 영향이다.

미국의 재정정책 이전에는 유럽연합(EU) 27개국 회원국이 7천500억 유로(약 1천30조 원)의 경제회복기금에 합의하면서 유로화의 강세를 견인하기도 했다.

미·EU가 모두 대규모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에 나섰지만 서울 채권시장에서는 아직 금리 하락 방향이 바뀌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현재는 부양책 논의 단계에서의 기대"라며 "실제 의회에서의 통과와는 다르고 이번주는 일시적인 금리 상승으로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국내 금리 조정에는 미국의 부양책보다 레벨에 대한 부담감이 더 컸다고 본다"며 "유동성이 풀려 주가가 하락하더라고 채권도 함께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부양정책이 미 대선 이전까지의 경기 충격을 방어하는 과도기적 성격을 가진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양책의 규모도 지난 3월에 비하면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미국 의회는 지난 3월 2조2천억 달러에 달하는 경기부양 패키지법(CARES Act)을 통과시킨 바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3~4월 증가세 정도로 늘어났고, 경제 활동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데 부양책 규모는 훨씬 작아졌다"며 "그렇다면 실망감이 오히려 더 커질 수 있고, 부양책은 금리 하방 요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금리 상승세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국채선물 시장에서 논커머셜(Non-Commercial) 포지션이 이례적으로 순매수로 전환해 금리 상승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논커머셜은 헤지가 아닌 선물 거래를 통칭하는 분류로, 최근 몇 년간의 금리 하락기에 꾸준히 순매도를 나타냈다가 최근 1~2주 사이 순매수 포지션으로 전환했다.

허태오 삼성선물 연구원은 "논커머셜이 매수로 돌아선 것은 (금리 상승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기도 하다"며 "기존의 극점을 자꾸 돌파하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경계감을 높여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허 연구원은 "논커머셜의 숏 포지션이 사상 최고 수준이었을 때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3%까지 올랐다가 이후 급락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삼성선물>



jhha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8시 54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