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서울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7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기존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다소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이었다고 평가했다.

29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0.00~0.25% 수준에서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현재의 제로수준 금리를 유지하면서도 자산매입 속도는 현 수준을 이어가겠다고 밝히는 등 지속적인 경기부양 방침을 재확인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대유행) 상황이 악화하면서 실시간 경제지표 등을 볼 때 경제 회복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모든 정책 도구를 사용하겠다는 점을 시사했다.

다만 경제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경제의 향후 경로가 코로나19 상황에 좌우될 것이란 견해도 밝혔다.

앞서 지난달 공개한 점도표에서 정책 금리의 중간값은 오는 2022년까지 0.1%로 나왔다.

연준이 시장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은 정책 결과를 내놓으면서 미 국채 가격은 혼조세를 보였다.

이번 FOMC 결과에 대해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다소 비둘기파적(통화완화 선호)이었다면서 당분간 연준이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방침을 재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고 진단했다.

마이너스 금리나 YCC(수익률곡선관리) 등의 도입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는 점은 기대에 다소 부응하지 못했다고 평가됐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시장 예상에 부합하는 수준의 도비쉬한 FOMC였다"며 "연준이 기존의 완화적인 스탠스를 이어나가는 한편 당분간 금리 인상도 인하도 없는 현상 유지 방침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근래 들어 드물게 별다른 뉴스를 만들어 내지 않았던 FOMC였다"며 "적기는 아닐지라도 연준은 추가 완화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일 시장의 기대는 좀 더 확장적인 통화정책에 가까웠었다"며 "시장이 기대했던 포워드 가이던스나 장기물 비중 확대 등의 언질은 없어 당장 추세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부양을 지속한다면서도 정상화에 대해서는 뒤로 밀어놓은 모습"이라며 "시장에서는 마이너스 금리나 YCC 관련해 관심이 있었을 수 있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느낌이었다"고 진단했다.

미국 경제 경로가 코로나19에 달렸다는 점을 성명서에 명시한 점도 주목을 받았다.

이미선 부국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기대를 지지하는 수준이었다"며 "점도표를 통해 2022년까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 변동성을 크게 키울 만한 요인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긴급 대책 프로그램을 3개월 연장했는데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장할 가능성도 크다"고 덧붙였다.

시중은행 한 채권 운용역은 "파월 의장 언급에 추가된 게 코로나19 문제"라며 "미국 내 물가가 2%대까지 올라올 때까지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고 경제가 안 좋으면 지원해주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리인하 외 수단도 많이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며 "국내 채권 금리가 장기 하향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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