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이모저모]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 이야기 또
[증권가 이모저모] 거래소, '공공기관 지정' 이야기 또
  • 승인 2020.07.31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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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가 공공기관에서 해제된 지 5년여 만에 공공기관 재지정에 대한 이야기가 또 나오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9일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에서 "한국거래소가 대체거래소(ATS)를 도입하기로 하면서 독점적 사업구조와 방만 경영 해소를 이유로 공공기관에서 해제됐는데, 방만 경영은 해소됐으나 독점적 구조는 해소되지 않았다"며 "해제 이후 경쟁사가 들어오지 않아 재지정 노력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공공기관 해제 근거였던 독점적 사업구조 해소가 이뤄지지 않았으니 다시 공공기관 재지정 법안을 발의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대체거래소는 지난해 금융투자협회를 중심으로 TF를 구성해 설립 준비 단계에 돌입했지만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해 말까지 설립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를 마칠 예정이지만 아직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태다.

이대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면 거래소 독점 체제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대체거래소는 해외 거래소들이 복수 거래소를 두고 있다는 점에서 추진됐지만,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지역 이슈로 연결되면서 스텝이 꼬였다.

특히 거래소 본사가 있는 부산 시민단체의 반발이 예상된다는 관측이 불거졌다.

지난해 10월에는 대체거래소가 생기면 거래소 수익이 최대 370억원이 줄어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정훈 당시 자유한국당(부산 남구갑) 의원이 2018년 한국거래소 주식거래를 기준으로 일본 사례를 적용하면 한국거래소 점유율은 5.4%(영업수익의 1.7%), 미국 사례를 적용하면 29%(영업수익의 8.9%) 줄어들 것으로 봤다. 수수료 수입으로 환산할 경우 최소 69억원(일본 기준)에서 최대 370억원(미국 기준) 감소가 예상됐다.

업계 일각에서는 복수 거래소를 두고 국내 시장에서 경쟁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한지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거래가 급증하고 있어 국내 시장에서의 거래소 산업은 나라밖에서 경쟁자를 찾아야 할 처지기 때문이다.

지금 공공기관으로 재지정되면 해외 경쟁에서 손발이 묶일 수 있다는 불안도 있다. 공공기관 재지정시 예산, 인력채용, 전산 투자 등에 제약이 생길 수 있어서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예탁원을 통한 해외주식 거래금액은 709억1천만달러(약 85조4천395억원)로 집계됐다. 해외주식 직구 열풍이 불면서 투자금액은 지난해 하반기보다 세 배 가까이 늘었다.

한편, 해외 거래소들은 코로나19에 따른 극심한 증시 변동성 속에서 새로운 경쟁 체제를 갖추고 있다.

거래소가 발행하는 KRX Market 2020년 여름호에 따르면 지난 4월에는 유럽의 대형 거래소인 유로넥스트가 코로나19에 따른 시장혼란에 이탈리아 거래소 인수 가능성을 내비쳤고, 싱가포르 거래소는 홍콩거래소와 중국 주식선물 거래 경쟁을 하고 있다.

새로운 증권거래소가 생겨나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블랙록(BlackRock) 등이 참여하는 Members Exchange(MEMX)가 오는 9월4일부터 거래를 시작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이는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대항해 수수료 비용 절감 등을 목표로 대형금융기관들이 모여서 만든 거래소다.

따라서 거래소 입장에서는 공공기관 재지정 이야기도, 대체거래소 추진도 달갑지 않은 이슈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주식 해외직구를 많이 하면서 거래소도 해외 거래소와 경쟁해야 할 상황"이라며 "국내 시장에서의 경쟁 체제 구축 역시 신중하게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시장부 정선영 차장대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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