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최근 은행의 양도성예금증서(CD) 발행이 빠르게 완판을 기록하는 등 서울채권시장에서 CD의 인기가 뜨거운 모습이다.

환매조건부매매(RP) 규제가 강화되면서 현금성 자산으로 분류되는 CD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은행채 대비해 금리가 높다는 점도 CD를 찾는 주된 메리트로 꼽혔다.

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일 CD 발행은 6개월물이 8천억 원 규모로 이뤄졌다. SC은행과 우리은행이 각각 5천억 원과 3천억 원 규모로 CD를 발행했다.

지난 7월 한달 동안 CD 발행이 총 9천700억 원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하루 치 발행량은 작지 않은 규모였던 셈이다.

일별로 보면 지난 4월 21일 농협은행이 8천100억 원 규모로 발행한 이후에 최대 규모였다.

이 가운데 전일 CD 발행은 수요가 대거 몰리면서 금방 예정 물량을 채워 마감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참가자들은 금융당국이 이달부터 RP 규제에서 현금성 자산 보유 규제 완화를 정상화하면서 현금성 자산으로 인정받는 CD에 대한 수요가 많아진 것으로 풀이했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전일) 발행이 순식간에 마감되면서 CD 수요가 많은 것 같다"며 "은행채 대비해 금리가 높고, 특히 운용사 레버리지 펀드에서 RP 규제로 인해 CD를 찾는 모습이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전일) 유통시장에서 하나은행 CD 3개월물이 0.56%에 거래되는 등 CD 수요가 굉장히 많다. 물건이 없어서 못 사는 분위기다"며 "발행 어음이랑 CD 정도를 제외하면 레버리지 쪽에서 RP 규제를 맞출 게 없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금융위원회는 RP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 매도 잔액의 일정 비율을 현금성 자산으로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의결했다.

지난달부터 시행에 들어가 점차 3단계에 걸쳐 현금성 자산 보유 비중을 높이는데 이번 달부터 내년 4월까지 익일물은 최대 10%, 기일물(만기 2일 이상)에는 0∼5%의 현금성 자산 보유 규제가 적용된다.

이처럼 CD 수요가 늘어나면 은행 입장에서도 CD 발행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RP 규제 영향이 은행채 수요는 줄어들고 CD 수요는 늘어나는 방향이라는 이유에서다.

전일 민간평가사 금리 기준 AAA급 3개월물 CD는 1bp 내린 0.68%, 6개월물은 2bp 하락한 0.69%를 나타냈다.

다만 은행에서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고, CD 발행 스케줄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어 CD 발행이 늘어나거나 변화가 생기기는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다른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금 은행권 자금이 부족하지 않다"며 "연말을 대비해 자금을 넉넉하게 가져갈 수 있겠지만 개별적인 이슈로 (전일) 발행량이 많았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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