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으로 유동성 경색 우려가 불거졌던 기업어음(CP) 시장에서 매월 순상환이 이뤄지며 점차 시장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 금융투자협회의 CP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인 지난 3~7월 원화 CP는 12조3천억 원의 순상환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CP 시장의 유동성 문제가 불거져 증권사 등 발행사 측에서 몸을 사리기도 하고, 당국의 유동성 공급 조치에 기관이 CP를 발행할 필요가 줄어든 측면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코로나19 문제가 없던 작년 같은 기간 CP는 9조3천억 원의 순발행을 나타냈다.

증권사의 한 PF 관계자는 "코로나19 유동성 위기도 있었고, 그 이후 경기도 가라앉으면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담보기업어음(ABCP)의 발행도 줄었다"며 "단기시장에서도 국고채로만 수요가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2018년 카타르국립은행(QNB) 관련 ABCP가 문제가 된 이후 신종 ABCP가 많이 사라졌고, MMF도 국·공채 위주로 집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팀장은 "MMF에서 요즘 1년 미만의 단기 국고채를 많이 사고 있다"며 "또 MMF가 국공채형이 많아진 것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 국고채 매입에도 한계가 있다. 연합인포맥스 시가평가매트릭스(화면번호 4743)에 따르면 민평 3사 기준 국고채 3개월과 6개월물의 시가평가 금리는 각각 0.45%와 0.463%로, 기준금리인 0.5%를 하회하고 있다.

펀드 입장에서는 국고채를 매입하면 역마진으로 손해를 보는 상황이다. 정해진 비율에 따라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물량을 제외하면 국고채를 살 이유가 없는 셈이다.

단기 시장으로 유입하는 유동성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연합인포맥스 금융기관 수신고(화면번호 4940)에 따르면 올해 초 109조5천억 원이던 MMF수신고는 7월 29일 현재 151조4천억 원으로 늘어났다. 분기와 반기 말 등 일시적으로 자금이 회수되는 시기를 제외하면 MMF 잔고는 역대 최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시장의 초과공급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본부장은 "당국이 코로나19 이후 단기시장의 유동성을 회수하지 않고 계속 풍부하게 유지하고 있다"며 "당분간은 초과 수요 상황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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