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의 네 번째 노조 추천 이사제 도입 시도도 결국 불발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비상임이사 최종 후보자에 노조 추천 이사는 한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번 사외이사직은 공모형식으로 모집하면서 각계각층에서 30여명이 지원해 6대 1 이상의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여기에 캠코 노조가 선정한 4명의 인물도 지원했다. 이때 공정한 선발을 위해 노조가 추천한 인물이 누구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캠코는 사외이사 7명 중에서 임종록, 제정부, 이유태, 이가연 등 4명의 임기가 지난 4월 끝나면서 기존 공석이었던 1명을 포함해 총 5명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절차를 진행했다.

서류심사에서는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3배수인 15명을 사외이사 후보군으로 선정했다. 이때 노조가 추천한 2명이 포함되면서 금융권 첫 노조 추천 이사제가 도입될 관심이 집중됐다. 하지만 전일 열린 주주총회에서 두 후보군이 최종 후보에 오르지 못하면서 노조의 기대는 성사되지 못했다.

준정부기관 캠코는 사외이사를 공모로 모집한다. 임추위에서 복수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면 주주총회 의결을 거쳐 최종적으로 금융위원장이 임명한다.

이번 노조추천이사제 도입 추진은 지난 2017년 KB국민은행에 이어 지난해 IBK기업은행, 한국수출입은행지부 등에 이은 4번째 시도다.

지난 2017년 KB금융노조협의회는 금융권 최초로 노동 추천 이사제를 제안해 주주총회에서 노조 추천 이사인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다만 이사회에서 최종 부결됐다. 그다음 해 3월 정기주총 때는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추천해 국민연금도 찬성표를 던졌지만 이사 선임은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기업은행이 국책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노동이사제 도입에 나섰다. 기업은행 노조는 박창완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지만, 사외이사 정족수 4인이 모두 사측에서 추천한 인물이 되면서 무산됐다.

다른 국책은행인 한국수출입은행 노조도 신임 사외이사 후보로 1명의 인사를 추천하며 노동 추천 이사제 도입을 추진했다. 수은은 노조 추천 이사를 포함한 총 4명의 후보를 기획재정부에 제청했지만, 최종 사외이사로 임명되지 못했다.

다만 캠코는 오는 11월에도 안태환, 정권영, 임춘길 등 3명의 사외이사 임기가 끝난다. 캠코에서 노조 추천 이사제를 포기하긴 이른 이유다.

캠코 노조 관계자는 "노조 추천 이사제를 계속 시도하는 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처럼 캠코도 이번에는 결실을 보지는 못했지만, 연말에도 재차 시도해볼 생각"이라며 "추천한 사외이사 풀은 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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