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기자 =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에 대비해 곳간을 채우는 동시에 재무구조 안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전세계 자동차시장의 침체 국면이 이어지고 있고, 회복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여전하다는 점을 고려해 '비상금'을 쌓아두는 동시에 친환경차 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선제적 투자를 병행하려는 차원이다.

1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0조8천838억원으로 작년 말보다 25.4% 증가했다.

기아차는 6조6천926억원으로 56.9% 급증했고,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는 각각 24.1%와 136.7% 늘어난 4조1천474억원과 1조6천325억원이었다.

현대로템은 5천371억원으로 40.4%, 현대제철은 1조5천656억원으로 71% 급증했다.

이처럼 현대차그룹은 올해 상반기에만 2조3천억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쌀았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비하기 위해 현대차그룹은 올해 들어 꾸준히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 1월 5천500억원의 회사채를 발행한 데 이어 지난 7월에도 5천억원을 발행해 1조5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6천억원씩 회사채를 발행했으며 현대트랜시스 3천200억원, 현대글로비스 3천억원, 현대케피코 1천600억원, 현대오트론 800억원 순이었다.

현대로템은 2천400억원의 전환사채(CB) 발행해 조기상환 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실적 악화 충격에도 현대차그룹은 현금성자산을 대거 확보해 재무 안전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3월 말 현대차그룹의 비금융부문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105%와 17.5%로 이미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었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차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이 자체 창출 현금을 통해 투자 부담에 대응 가능한 현금흐름을 시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단기 실적 저하는 불가피하지만, 이를 상당 부분 흡수할 수 있는 재무 완충력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또한, 코로나19 재확산세 속에서도 하반기에는 글로벌 자동차 판매가 점진적으로 반등하고 있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8월 주요국 자동차 판매 대수는 492만5천대로 전 달과 비교하면 3.5% 증가했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시장의 딜러 영업이 대부분 재개되면서 점진적인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세계 자동차 판매 증가세가 2023년까지 지속할 것이라며 자동차산업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탄탄한 재무 안정성을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지난 2018년 중장기 수소 및 수소전기차 로드맵인 'FCEV 비전 2030'을 공개하고 오는 2030년까지 국내 연 50만대 규모의 수소전기차 생산체제를 구축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총 7조6천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작년 말에는 2025년까지 수소전기차의 연간 판매량을 11만대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수소전기차 대중화 및 확산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현대차는 지난 3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IFA 2020'에 처음으로 참가해 순수 전기차 브랜드 '아이오닉(IONIQ)'에 대한 전략 및 수소차 확대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2024년까지 준중형 CUV, 중형 세단, 대형 SUV 등 총 3종의 전용 전기차 라인업을 선보여 유럽뿐 아니라 글로벌시장에서 전기차 및 수소전기차 시장 리더십을 지속해서 강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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