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엔화와 유로화에 약세를 보인 반면 파운드화에 대해 초강세를 보이는 등 혼조세를 보였다. 유럽연합(EU)이 영국이 마주 보고 달리는 기관차처럼 대립하면서 영국 파운드화가 수직 낙하해 달러 인덱스는 소폭 올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6.10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6.187엔보다 0.080엔(0.08%) 내렸다.

유로화는 유로당 1.1818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8039달러보다 0.00141달러(0.12%)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5.39엔을 기록, 전장 125.35엔보다 0.04엔(0.03%)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15% 상승한 93.397을 기록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동결하는 등 기존 정책을 재확인한 가운데 시장 전망치를 밑돈 미국 고용지표 등이 주요 재료로 작용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더는 호전되지 않는 미국 고용지표에 시선을 고정하며 달러화 약세에 힘을 실었다.

ECB는 시장 참가자들이 전망한 것처럼 금리를 동결하고 자산매입정책도 재확인하는 등 기존 정책을 고수했다. ECB는 이날 물가목표 달성을 위해 모든 정책 수단을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며 비둘기파적인 스탠스를 이어갔다.

시장참가자들은 개장 초반 나온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의 발언을 주목했다. 라가르드 총재가 2년 이내 최고치를 기록한 유로화 강세가 이번달 물가와 성장률 전망에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 언급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시장의 전망을 벗어나지 않았다.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향후 몇개월간 마이너스를 유지할 듯하다면서 유로 환율이 인플레이션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명시적으로 강조했다. 이에 앞서 그는 환율을 포함해서 들어오는 정보를 유심히 평가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최근 유로화 강세에 대해 불편함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라가르드 ECB 총재 기자회견을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던 시장 참가자들은 일제히 달러화 약세에 대한 베팅을 강화했다.

라가르드 총재의 발언이 구두 개입성에 그친 것으로 풀이됐기 때문이다. 라가르드 ECB 총재는 통화정책 방향을 설명하면서 최근 경제 지표가 경제의 강한 반등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시장참가자들은 약화된 미국 고용지표를 오히려 더 크게 봤다.

다우존스에 따르면 지난 5일로 끝난 주간의 미국 실업보험청구자수가 더는 줄지 못하고 88만 명대를 유지했다.

미 노동부는 이날 지난주 실업보험청구자수가 전주와 같은 88만4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예상치 85만 명보다는 많았다.

지난달 29일로 끝난 주간의 실업보험청구자수는 88만1천 명이 88만4천 명으로, 3천명 상향 조정됐다. 당초 발표 수치는 지난 3월 중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Brexit)' 우려 등을 바탕으로 파운드화는 곤두박질쳤다.

유럽연합(EU)이 영국을 상대로 탈퇴협정을 무력화하려는 시도를 철회하라고 최후통첩하면 양측의 갈등이 증폭됐다. 영국이 브렉시트의 법률적 근거가 된 협정 일부 조항을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노딜 브렉시트의 가능성이 가시화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U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정부에 이달 말까지 (무력화 시도의) 철회를 요구했으며 만약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법적 조치를 하거나 향후 관계와 관련된 대화를 중단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파운드화는 달러당 1.27897달러를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0004달러보다 0.02107달러(1.62%) 내렸다.

ING의 카르스텐 브레즈키 분석가는 ECB가 유로화 강세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아직은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카르스텐 브레즈키는 "흥미롭게도 라가르드 총재는 2022년 전망치가 근원 인플레이션 상향 조정을 가렸다고 강조했다"며 "유로를 언급하고, 기저 인플레이션 전망 상향 조정을 강조한 것은 결국 유로 추가 강세를 촉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독일계 은행인 LBBW 애널리스트들은 라가르드 ECB 총재가 유로화 환율 목표치나 '고통 임계치'에 대한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ECB가 적어도 우려할 만한 환율 시장의 움직임을 찾기 시작한 것은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이 정도면 시장에 충분한지는 의문이다"면서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당분간 추가 완화 신호가 구체화되지 않을 수 있다고 풀이했다고 덧붙였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애나 스타이프니스카 글로벌 매크로 이코노미스트는 ECB가 오는 12월까지 새로운 정책을 펼치지 않고 관망 모드에 돌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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