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국내 금융시스템의 잠재 취약성이 확대되고 실물경제의 하방리스크가 커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24일 '금융안정 상황(2020년 9월)'에서 코로나19 이후 부동산 및 주식시장에서 수익 추구 성향이 강화되고 가계와 기업 부문의 신용축적이 커졌다며 이같이 전했다.

한은은 신(新) 금융안정지수(FSI-Q)로 평가한 금융안정상황의 잠재 취약성이 코로나19 확산 이후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지난 2분기 금융안정지수는 70.1로 지난 1분기 68.2보다 높아진 가운데 주의 수준인 66를 상회했다.

큰 폭의 대출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위험선호가 강해진 영향을 받았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위험선호 증대와 가계 및 기업부문 부채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주택가격 오름세가 반영되며 부동산부문 지수가 비교적 큰 폭 상승했고,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출 수요 증가와 정부·금융기관 지원 노력으로 가계 및 기업대출 증가세도 지속됐다.

반면, 대출 확대에 따른 위험가중자산 증가와 대출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확대로 은행의 자본 및 유동성 비율은 하락했다.

한은은 금융불균형 누적으로 인한 취약성 확대는 금융과 실물 간 괴리가 심화되는 현상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고 전했다.

기업실적 부진과 실물경기 위축이 이어지고 있으나 일부 자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며 고평가 우려가 제기되는 실정이다.

한은은 GDP 성장률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올해 2분기 금융여건을 반영해 예측한 향후 1년간 GaR(Growth-at-Risk)은 마이너스(-) 4.5%(연율)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이는 현재의 금융여건 아래에서 극단적인 경우(발생확률 5%)에 발생 가능한 향후 1년간 실질 GDP 성장률로 일반적인 성장률 전망치와는 다르다.

그러나 저성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금융 취약성이 축적되며 실물경제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됐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한은은 성장 불확실성 또한 증대됐다고 분석했다.

금융여건을 반영한 GDP 성장률 분포의 꼬리 위험(Tail Risk)이 점차 커지는 등 성장률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하방리스크(5% 분위값)가 꾸준히 확대되는 반면 상방리스크(95% 분위값)는 높아지지 않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한은은 "위기 대응 과정에서 가계와 기업에 공급된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쏠리는 현상을 완화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과도한 신용 축적을 억제하고 위험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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