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윤구 홍경표 기자 = 쌍용자동차가 P플랜(프리패키지드 플랜·Pre-packaged Plan) 에 돌입하면서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 품에 안길 가능성이 커졌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예병태 쌍용차 사장은 전날 쌍용차 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와의 간담회에서 P플랜 계획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P플랜은 정식 회생절차 개시 전 미리 회생계획안을 내고, 법원의 인가 직후 계획안에 따라 채무 조정, 신규 자금 수혈을 진행해 이른 시일 내 법정관리를 졸업하는 방식이다.

쌍용차는 다음 달 사전 회생계획안을 제출하고, 4월 말까지 P플랜을 끝낸다는 목표다.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그룹과 투자자인 HAAH오토모티브 간 쌍용차 매각 협상이 사실상 결렬되면서 비대위 측에 P플랜에 대한 동의를 구한 것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협력사 비대위 측에 P플랜 돌입을 위한 결의를 한 것"이라며 "나머지 협력업체 등 채권자의 동의를 다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쌍용차의 P플랜에는 감자로 마힌드라 지분율을 낮추고 HAAH오토모티브가 2억5천만 달러(약 2천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통해 대주주(51%)로 올라서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는 2011년 쌍용차를 인수해 현재 75%의 지분을 갖고 있다.

앞서 쌍용차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마힌드라, HAAH오토모티브와 함께 매각 협상을 위한 4자 협의체를 운영했다.

산은과 HAAH오토모티브는 마힌드라가 책임 경영 차원에서 지분 일부를 쌍용차에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마힌드라가 이를 거부하면서 사실상 매각이 결렬됐다.

마힌드라는 최근 지급보증을 선 쌍용차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연체금 300억 원을 대신 갚으면서 쌍용차에 관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쌍용차가 P플랜을 가동하기 위해서는 채무자 부채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채권을 가진 채권자 또는 채권자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쌍용차 부채는 1조 원가량으로 상거래 채권자 60%, 산은 20%, 외국계 금융기관 등 다른 채권자가 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쌍용차의 350여 개 중소 부품 협력사로 구성된 쌍용차 협동회는 작년 10월부터 받지 못한 납품 대금이 5천억 원 이상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쌍용차는 우선 29일 만기가 도래하는 납품 대금 2천억 원 규모의 어음 상환을 유예하기로 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다만, 산은의 지원이 넘어야 할 산으로 남아있다.

HAAH오토모티브는 쌍용차에 2억5천만 달러를 신규 투입하는 대신 산은도 같은 금액을 지원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지난 12일 유동성 위기에 처한 쌍용차 지원에 흑자 전 쟁의 행위 금지와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 등의 조건을 내세운 바 있다.

산은 관계자는 "쌍용차와 HAAH오토모티브가 성실히 투자 협상 및 P플랜 수립에 임해야 하며, P플랜 관련해서 요청이 오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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