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요빈 기자 = 어느덧 국고채 10년물 금리가 2%대에 근접했지만, 채권 투자자들의 위축된 매수 심리는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퇴직연금 등 일부 기관에서는 이전까지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국고 10년물의 절대 금리 수준이 운용 목표인 2%를 넘보면서 투자 관점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전 거래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0bp 상승한 1.992%를 기록했다. 지난 2019년 3월 이후 약 2년 만에 찾아온 금리 레벨이다.

장중에는 국고 10년 지표물이 한동안 2.0%를 웃돌아 거래되곤 했다. 최근 해외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10년물의 금리 수준이 2%대 가까이 도달하고 있다.

이는 현 기준금리가 0.5%인 점을 고려하면 그 스프레드는 150bp 가까이 육박한 셈이다. 지난 2019년 당시 기준금리(1.75%)와 비교하면 그 폭은 더욱 두드러진다.

하지만 연일 오름세를 보이는 장기 금리 움직임에 기존 채권 투자자들은 여전히 매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향후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변함없는 상황에서 장기 금리의 추가 상승을 경계하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저금리 기조로 낮아진 채권 수익률을 고민하는 기관의 경우에는 국고 10년물의 가파른 금리 상승세를 눈여겨보는 모습도 나타났다.

퇴직연금 등에서는 당초 약정수익률과 비교해도 국고채 10년물에 투자하기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작년 1분기 DB형 퇴직연금 수익률은 1.72%를 기록했다.

보험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주로 퇴직연금은 10년짜리는 잘 사지 못하고, 5년물 안팎으로 본다"며 "그런데 3년이나 5년 구간은 연중 변동이 별로 없다. 뒤쪽 장기물 금리만 계속 올라가면서 눈길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는 가끔 욕심을 부려 2%대 금리가 보이는 AAA급 혹은 양호한 AA급 회사채 쪽으로 들어가기도 했다"며 "2% 가면 편하게 산다"고 덧붙였다.

또한 평균적인 주식 배당수익률과 견줘봐도 금리 레벨 메리트가 나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코스피 평균 배당수익률은 1.48%로 집계됐다. 대형주는 1.54%, 중형주와 소형주는 각각 1.30%, 1.32%를 기록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국고 10년물 금리가 장중 2%를 터치하면서 우리나라 평균 배당수익률보다 높은 수준까지 왔다"며 "주식시장의 조정 가능성까지 보면 의미 있는 수준이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등 대외 금리 불안이 끝나지 않은 점은 장기물 매수에 부담 요인이다.

시중은행의 한 채권 운용역은 "(시장에는) 계속 고점을 봤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그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미국 쪽 중장기물 입찰도 남아 있고 심리가 취약하다"고 말했다.

ybn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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