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1일(이하 미 동부 시각)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미국 실업 지표 개선, 유럽중앙은행(ECB)의 채권 금리 상승 억제 조치, 조 바이든 대통령의 1조9천억 달러 부양법안 서명에 힘입어 큰 폭 상승했다.

미국 국채 가격은 변동성 장세를 보인 끝에 장기물을 중심으로 하락했다. 미국 국채 30년물 입찰은 무난하게 소화됐지만, 통신사인 버라이즌의 매머드급 회사채 발행에 따른 부담을 넘어서지 못했다.

달러화 가치는 미국 국채 수익률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운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유로화는 유럽중앙은행(ECB)이 채권 매입 속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하는 등 금리 상승세를 제어하겠다는 의중을 드러낸 영향으로 강세를 보였다.

뉴욕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수요 전망 상향에 힘입어 올랐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총한도도 변화를 주지 않았다. 하지만 2분기에 PEPP를 통한 채권 매입 속도를 1분기보다 상당히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양적완화(QE) 총한도는 유지하겠지만, 최근 국채금리 상승에 대응해 일시적으로 채권 매입 규모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1조9천억 달러 부양책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계획보다 서명 일정을 하루 앞당겼으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3월 11일 코로나19 팬데믹을 선언한 지 1년째를 맞아 저녁에는 방송 통해 대국민 연설도 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이번 주말부터 부양 현금이 계좌에 입금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고용 관련 지표는 양호한 것으로 확인됐다.

노동부는 지난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4만2천 명 감소한 71만2천 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 72만5천 명을 밑돌았다. 지난해 11월 첫째 주 이후 가장 적으며 팬데믹 이후 최저치에 다시 근접했다.

지난 1월 미국의 채용공고(job openings)는 691만7천 명으로, 지난해 12월의 675만2천 명보다 늘었다. 고용 관련 지표도 개선되면서 빠른 경제 회복 기대가 한층 커졌다.



◇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88.57포인트(0.58%) 상승한 32,485.59에 마감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40.53포인트(1.04%) 오른 3,939.34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29.84포인트(2.52%) 급등한 13,398.67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최고치 행진을 이어갔고, S&P 500은 2월 16일에 기록한 기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시장은 미 실업 지표와 국채 금리 동향, ECB의 통화정책 결정 등을 주시했다.

미 국채금리가 안정세를 유지한 가운데, 기술주 강세가 재개됐고 추가 재정 부양책도 서명돼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한때 1.5% 아래로 내리기도 하는 등 1.5%대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전일 10년에 이어 이날 30년물 등 무난했던 국채 입찰 결과와 온건한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 등이 금리 안정을 이끌었다.

여기에 ECB가 금리 상승에 대응한 조치를 단행한 점도 금리 안정에 일조했다.

미국의 고용 관련 지표가 양호했던 점도 증시를 지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1조9천억 달러 부양책에 서명했다.

국채금리 상승 여파로 가파른 조정을 보였던 기술주 등 성장주가 강하게 올랐다. 테슬라가 4.7% 올랐고, 애플과 페이스북, 알파벳, 넷플릭스도 동반 상승했다. 특히 중국반도체산업협회(CSIA)가 미국의 기술기업들과 수출통제, 공급망 안보 문제를 논의할 수 있는 창구인 워킹그룹을 설립했다고 밝힌 영향으로 반도체주가 급등했다. 양국 간 무역 긴장 완화 기대로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4% 안팎의 강세를 보였다.

지난 8일 나스닥지수는 최근 고점에서 10% 이상 내려 조정 영역에 접어들었지만, 이번주 강한 회복에 힘입어 이제는 고점에서 약 5% 하락했다. 추가 재정 부양에다 경제 재개로 경기순환 업종으로 자금이 이동했고, 에너지 업종이 올해 가장 큰 상승률을 보인다.

쿠팡은 뉴욕증시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시초가는 공모가보다 81% 높은 63.50달러에 형성됐고, 결국 49달러 선에서 마감됐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고용 개선 등으로 긍정적인 시장 환경이 다시 조성됐다고 평가했다.

E트레이드 파이낸셜의 마이크 로웬가르트 이사는 "실업보험 청구자 수의 감소는 이번 주 나온 또 다른 승리"라면서 "우리가 팬데믹 이후의 삶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견고한 신호"라고 말했다.

그는 "부양책과 온건한 소비자물가지수, 백신 보급 확대와 팬데믹 규제 조치의 완화 등이 어우러지면서 상당히 긍정적인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9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9.8% 반영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변동성지수(VIX)는 전 거래일보다 2.79% 하락한 21.93을 기록했다.



◇ 채권시장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5bp 상승한 1.525%를 기록했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4bp 상승한 2.280%를 나타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일보다 1.4bp 내린 0.141%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일 136.5bp에서 이날 138.4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버라이즌의 회사채 발행에는 무려 1천억 달러 수준의 청약이 몰리면서 미 국채 수익률 상승세로 이어졌다. 투자자들이 버라이즌 회사채 청약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미 국채를 일부 매도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최근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 물량이 없었던 영향 등으로 발행 규모가 2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버라이즌 회사채는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이날 시장참가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던 미 국채 30년물 국채 입찰은 큰 무리 없이 소화됐다. 미 국채 30년물은 2.295%에 발행됐다. 입찰 당시 시장 평균수익률인 2.290%보다 0.5bp 정도 높았지만 무난한 수준인 것으로 풀이됐다. 응찰률은 2.28배로, 6개월 평균인 2.34배보다 낮았다. 낙찰률은 간접 60.6%, 직접 20.2%였다. 10년물과 30년물이 안정적으로 소화되면서 투자심리 안정에도 도움이 됐다.

이날 오전까지 미 국채 수익률은 하락세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이 채권 매입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다.

ECB가 국채시장 급락세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유럽 국채가격이 상승폭을 확대했고, 미국 국채 역시 동조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은 ECB 정책 결정 직후 1.485%를 기록하는 등 한때 1.5% 선도 하회했다.

ECB는 기준금리와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규모를 동결했지만, 금융시장 긴축을 피하기 위해 유연하게 채권을 매입하겠다고 설명했다.

ECB는 성명서에서 "금융 여건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동반 평가를 바탕으로 다음 분기 PEPP 매입이 올해 첫 몇 달보다 상당히 더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ECB가 더 비둘기파적인 기조를 강조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도 억제되지 않은 국채수익률 상승은 시기상조의 긴축을 이끌 수 있다고 우려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수익률은 2bp 내린 -0.33%를 나타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실업 지표도 개선됐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71만2천 명으로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으로, 최근 경제 회복 흐름을 재확인했다.

채권시장이 가장 우려했던 인플레이션 압력은 아직 높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발표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휘발유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0.4% 올랐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는 0.1% 오르는 데 그쳐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이를 바탕으로 한때 1.6%도 위로 뚫었던 미 국채 10년물은 안정적인 흐름을 되찾았고 1.50%를 밑돌기도 했다.

라자드 자산운용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살 나로는 "돌아가는 상황을 보면 금리는 훨씬 더 높아질 수 있다"며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2020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가지 못할 이유를 찾지 못할 정도다"고 진단했다.

그는 버라이즌 회사채 청약과 관련해서도 "청약이 너무 많이 접수됐다"면서 "시장에 (투자등급 회사채) 발행물량이 없기 때문에 전 세계가 이를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글로벌 매크로 대표는 "ECB의 성명서를 보면 패닉 증세를 보이지 않고, 국채수익률 상승을 제한하겠다는 의지를 증명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앤드루 케닝햄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ECB의 성명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비둘기"라며 "ECB는 지난 2주 동안 더 비둘기파적인 발언과 달리 완만하지만 명백하게 이를 무시하는 정책 사이의 부조화를 바로잡으려고 했다"고 평가했다.



◇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8.443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8.370엔보다 0.073엔(0.07%) 상승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989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9266달러보다 0.00624달러(0.52%) 올랐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9.97엔을 기록, 전장 129.24엔보다 0.73엔(0.56%)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45% 하락한 91.372를 기록했다.

최근 외환시장을 견인했던 미 국채 수익률은 변동성 장세를 보인 끝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미 국채 30년물 입찰을 무난하게 소화하면서도 버라이즌의 대규모 회사채 발행 소식에 따른 충격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 엔화는 미 국채 수익률 상승세를 반영하면서 달러화에 대해 약세 흐름을 재개했다.

이와 달리 유로화는 ECB의 통화정책 회의 결과를 반영하면서 강세 흐름을 되찾았다.

ECB는 이날 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도 채권 매입 속도를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ECB는 기준금리와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 규모를 동결했지만, 금융시장 긴축을 피하기 위해 유연하게 채권을 매입하겠다고 설명했다.

ECB는 성명서에서 "금융 여건과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한 동반 평가를 바탕으로 다음 분기 PEPP 매입이 올해 첫 몇 달보다 상당히 더 빠른 속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참가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웠던 미 국채 30년물 국채 입찰은 이날 큰 무리 없이 소화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 주간 실업보험청구건수는 전망치보다 적은 71만2천 명을 기록하며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를 반영했다.

미국의 경기회복은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10%에 육박하는 대규모 재정부양책이 이달부터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의회를 통과한 1조9천억 달러 규모의 재정부양책 법안에 최종 서명했다.

외환 중개회사인 오안다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유럽의 전망은 많은 사람을 실망하게 했고 유로존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코로나19에 의해 좌절되고 있다"며 "이게 유로화가 실제 도약하는 것을 막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 국채 수익률이 치솟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나올 때까지 달러화는 적어도 연준 정례회의 때까지 현 수준에서 다지기에 들어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TD증권 수석 외환전략가인 마젠 이사는 "10년 국채 입찰이 우려했던 것보다 양호한 수요를 보여주면서 미국 채권시장도 어느 정도 평정심을 회복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30년 입찰로 아직 위기를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반복적인 결과는 위험자산에 대한 안정성을 제공하고 새로운 순풍을 시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소시에테 제네랄(SG) 외환 전략 헤드인 키트 주케스는 "시장이 아마도 치솟는 인플레에 대해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했다"면서 "(인플레이션은) 아직은 있지도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온건한 인플레이션 데이터는 우리에게 위험 회피에서 벗어나게 하고 최근의 외환시장 동향의 일부를 역전시킨다"고 덧붙였다.

CBA의 외환분석가인 조 카푸르소는 "소비자물가지수는 시장 참가자들에게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아직은 상당히 온건한 수준이라는 점을 상기시켜주는 유용한 지표였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목표치를 달성하려면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연준이 금리 인상 사이클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금융시장이 너무 빠르고 너무 낙관적이다"고 지적했다.



◇ 원유시장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58달러(2.5%) 상승한 66.0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OPEC의 월간보고서, 미국 부양책 관련 소식 등을 주시했다.

OPEC이 월간보고서에서 올해 원유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유가를 끌어올렸다.

OPEC은 올해 원유 수요가 지난해보다 하루평균 589만 배럴 증가할 것으로 봤다. 이전 전망 579만 배럴보다 약 10만 배럴 상향 조정했다.

올해 원유 수요 규모 전망치는 하루 평균 9천627만 배럴로 제시했다.

OPEC은 세계 경제 전망 개선을 원유 수요 예상치 상향 조정의 배경으로 꼽았다. OPEC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8%에서 5.1%로 올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보급의 확대로 경제 정상화 기대가 큰 상황에서 OPEC의 보고서는 시장 참가자들의 자신감을 더 강화했다.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당초 예정보다 하루 이른 이 날 1조9천억 달러 부양책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저녁에는 관련해서 대국민 연설도 할 예정이다.

백악관은 또 일부 시민들은 이르면 이번 주말부터 인당 1천400달러의 부양 현금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또한 경제의 빠른 회복과 원유 수요 증가 기대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지난달 발생한 이상 한파로 미국 원유재고가 최근 큰 폭 증가하긴 했지만, 휘발유 석유제품 재고도 상당폭 줄어든 만큼 불안감이 크지는 않다. 정유 활동이 정상화된다면 원유재고가 빠르게 줄어들 수 있는 탓이다.

코로나19 백신과 관련해서는 엇갈린 소식이 나왔다. 유럽연합(EU)도 존슨앤드존슨(J&J)이 개발한 백신의 사용을 승인했다.

하지만 덴마크와 노르웨이 등 유럽 일부 국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을 일시 중단키로 했다. 한 접종자가 백신 접종 이후 혈전 형성으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원유시장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 기대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만큼 유가도 지지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악시의 스티븐 인네스 글로벌 시장 전략 담당 대표는 "미국 경제 재개방 이야기로부터의 강력한 신호를 고려하면, 가장 무난한 유가의 경로는 상승"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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