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채권시장의 급격한 약세장에서 대규모 강세 베팅에 나선 국채선물시장 슈퍼개미의 행보에 시장참가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참가자들은 슈퍼개미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베팅한 것으로 보면서도 원하는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16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최근 금리 급등세로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도 국채선물 시장의 개인은 대규모 매수세를 나타냈다.

개인은 지난 12일과 15일 2거래일간 3년 국채선물을 1만6천393계약, 10년 선물은 8천35계약 순매수했다.

레버리지를 감안한 베팅 규모는 3년 선물이 1조8천억 원, 10년선물이 1조 원가량에 달한다.

개인이 국채선물을 매수한 2거래일간 국고 3년 금리가 5.9bp, 10년 금리는 12.5bp 뛰었다. 매수 베팅한 개인은 이미 막대한 손실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난 12일부터 개인이 대규모로 선물을 매수하고 있는데 손실을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될 정도"라고 말했다.

국채선물 시장의 개인은 과거 몇 번의 베팅에 성공한 적이 있어 채권시장에서도 슈퍼개미의 매매 방향성에 관심이 큰 편이다. 다만 기관들도 버티지 못하고 손절매에 나서는 현재 시장에서 개인의 베팅이 성공할 수 있을지 어느 때보다 의문이 드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개인이 3월 FOMC에서 완화적인 입장이 나오는 편에 베팅한 것으로 해석했다. FOMC 결과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오는 18일 새벽에 나올 예정이다.

FOMC에 대한 시장참가자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신얼 SK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현재까지 커뮤니케이션을 비둘기적으로 하지 않았다"며 "주가가 완전히 부러지지 않은 상황에서 금리 때문에 연준이 액션을 취하기는 애매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은행의 SLR(보완적 레버리지 비율) 완화 조치를 연장하지 않는 대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나설 수도 있다고 본다"며 "1조9천억 달러의 부양책 통과에 따라 쏟아지는 국채 물량을 연준이 어떤식으로든 받아줘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SLR은 미국 대형은행에 적용되는 총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비율로 연준은 올해 3월까지 SLR 산정에서 국채를 제외해 은행들이 자본 확충 없이 대규모 국채 매입에 나설 수 있도록 한 바 있다.

시장참가자는 SLR 완화 조치가 끝나면 시장의 채권 매수 여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연준이 이를 보충하기 위해 단기채권을 팔고 장기를 매입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도입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채권시장의 한 개인 투자자는 "미국 국채 금리가 잠시 안정됐다고 해서 요즘 같은 시장에 매수 베팅하는 것은 정말 위험하다"며 "슈퍼개미가 FOMC 베팅에서 실패할 경우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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